손흥민도 '폭탄발언' 꺼내야 할 때...1년 남은 살라 '작별 암시'→리버풀, '부랴부랴' 재계약 협상 돌입

입력
2024.09.07 06:2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도 동갑내기 라이벌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살라가 리버풀과 계약 만료 1년을 남겨두고 최근 작별을 암시하는 폭탄발언을 꺼내자 리버풀이 부랴부랴 재계약 협상에 돌입했다. 토트넘 홋스퍼와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는 손흥민이 참고할만한 사례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5일(한국시간) "리버풀은 가까운 미래에 살라와 재계약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리버풀은 살라의 계약 상황에 대해 여유가 있다. 곧 수뇌부들과의 협상이 열릴 예정이다. 살라도 현재 계약을 마무리하고 그 이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리버풀이 살라와 재계약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살라는 최근 두 번이나 리버풀과 작별을 암시하는 발언을 꺼냈다. 리버풀과 계약이 만료되기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살라는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생각했던 건 남은 1년 동안 그저 즐기자는 것이었다"면서 "지금은 계약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기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 해를 즐기고 두고 보고 싶다"면서 "매주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하고 싶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그러면 된 거다"라고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아무 잡념 없이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다녀온 후 다시 한 번 작별 메시지를 던졌다. 살라는 "난 여름 휴가를 즐겁게 보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이번 시즌이 리버풀에서의 내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라며 "난 그저 남은 시간을 즐기고 싶다. 이런저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축구를 하다가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여름 리버풀과 계약이 만료되는 살라는 아직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당장 겨울부터 다른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으며 계약이 종료된 후에는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다. 리버풀 입장에선 살라의 나이가 많지만 이적료를 받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리버풀은 아직까지 살라에게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살라는 맨유전 이후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마지막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내게 재계약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난 '그래, 올해가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시즌 종료 후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리버풀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현재로서는 리버풀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 될 것 같다"며 "계약은 내게 달린 문제가 아니다. 구단에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자 리버풀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구단 레전드로 발돋움하고 있는 살라를 공짜로 내치려고 하는 구단 태도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살라는 명실상부 리버풀 핵심이다. 2017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후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수많은 스타들이 리버풀을 거쳐갔으나 팀 내 최고 에이스 자리는 언제나 살라의 몫이었다.

살라는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2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후 2018-19시즌(22골), 2021-22시즌(23골)까지 총 세 차례나 득점왕에 올랐다.

리버풀에서 거둔 업적도 훌륭하다. 2018-19시즌 손흥민이 뛰던 토트넘 홋스퍼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4-05시즌 이후 14년 만에 달성한 기념비적인 우승이었다. 2019-20시즌에는 리버풀 구단 역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겼다.

2022-23시즌 30대에 접어든 후에도 19골 12도움으로 맹활약 했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만 18골 10도움을 올리며 단일 시즌 리그 10골-10도움을 개인 통산 5번째로 기록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웨인 루니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리버풀은 살라가 차지하는 팀 내 입지를 간과했다. 최근 살라의 발언은 리버풀의 태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서운함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팬들을 뭉치게 하기 위해 선수를 쳤다는 의미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모하메드 살라의 폭탄 발언과 리버풀에서의 새로운 거대 계약 계획에 대한 진실"이라며 "살라가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발언을 미디어에 공개한 건 그의 인지도를 높이고 리버풀이 그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도록 하기 위해 신중하게 구성된 전략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살라는 내년 6월 이후에도 안필드(리버풀 홈 구장)에 머물러 클럽과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깨고 리버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면서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급여 삭감 또는 가치가 떨어지는 계약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며 이번 작별 암시 발언이 리버풀을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이었다고 덧붙였다.



살라의 계획대로 리버풀은 팬들의 항의를 이기지 못하고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로 살라가 리버풀과의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최근 발언 역시 성공적이었던 게 된다.

이는 토트넘과 계약을 1년 남겨둔 손흥민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재계약과 관련된 살라의 태도는 다른 선수들이 보고 적용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특히 팀에서 대체하기 힘든 에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악용하는 건 아니지만, 구단에 압박을 주는 발언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살라처럼 사우디아라비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토트넘이 얼마 전 손흥민과 현 계약을 1년 연장한 뒤 내년 여름 그에게 중동 이적을 종용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살라처럼 '폭탄 발언'을 통해 토트넘을 압박한다면 토트넘도 어찌됐든 움직일 수밖에 없다. 최근 토트넘에서 우승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던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오래 뛰기 위해서는 구단을 압박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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