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이솔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텐 하흐 감독이 또 한번 팬들에게 '맹폭격'을 당하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이 지휘하는 맨유는 지난 12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펼쳐진 2023-24 프리미어리그(PL) 24R에서 아스톤빌라를 2-1로 제압, 6위(승점 41)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오나나의 압도적인 선방 쇼에 이어 회이룬-맥토미니의 그림같은 득점으로 앞서간 맨유가 리그 3연승을 결정지었다. 아스톤 빌라 또한 더글라스 루이스의 득점으로 1-1균형을 맞추기도 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턴 하흐 감독은 "오늘 목표가 승리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중요하고 기쁜 승리였다"라며 승리 소감을 자축했다. 이어 경기 전반을 설명하며 초반 20분의 끈끈했던 수비 조직력, 중원에서의 변화를 통한 맥토미니의 활약, 루크 쇼의 부상 가능성,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이야기했다.

문제는 기자회견 말미였다. 맨유가 정말 오랜만에 상위권 팀을 상대로 만족할 만한 경기내용으로 승리했는데, 무언가 팀에 변화점이 있었냐는 질문.

턴 하흐 감독은 '믿음'이라는 키워드로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어느 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아스날전에서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으며, 리버풀과의 경기는 우리가 이겨야 했던 경기였다. 오늘 경기도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는 믿음이 있었고, 그게 우리가 승리한 요인이다"라며 대답을 마쳤다.

아스날 팬들은 폭소했다.

지난 2023년 9월, 맨유는 아스날을 상대로 1-3으로 패배한 바 있다. 당시 아스날은 1-1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뽑아내며 맨유를 격침시켰다. 반면 맨유는 단 2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험난한 경기 끝에 패했다.

그 패배의 여파로 맨유는 이어진 브라이턴전(1-3 패), 바이에른전(3-4 패)에 이어 2경기에서 승리한 뒤 또 다시 크리스탈 팰리스전(0-1패), 갈라타사라이전(2-3패)를 기록했다.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탈락했으며, 맨유는 21세기 '역대 최악의 시즌 시작'을 기록할 정도였다. 15경기 8패. 맨유가 받아든 성적표였다.

한 아스날 팬은 "누구나 맨유를 이길 수 있다"라며 웃는 이모티콘을 게시했으며, 다른 팬은 "갈라타사라이, 코펜하겐, 뮌헨이 비웃음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리버풀 팬들은 분노했다.

맨유는 리버풀과의 지난 2023년 12월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당시 맨유는 상대에게 무려 34개의 슈팅을 허용했으며, 점유율은 31%-69%로 크게 밀렸다. 패스 횟수에서도 리버풀이 607회를 기록할 동안 절반도 되지 않는 293회에 그쳤으며, 슈팅은 단 6개에 그쳤다. 실점하지 않은 것, 그리고 패배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인 상황이었다.

직전 두 경기에서는 본머스에게 0-3으로 패배, 이어 UCL 최종전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에게 패배하며 맨유는 코펜하겐-갈라타사라이에게 밀려 UEFA 유로파리그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자칫하면 연패로 인해 침체할 수 있던 상황에서의 무승부는 정말 귀중했다.

한 팬은 "40개의 슈팅을 얻어맞더니 머리가 이상해졌다", "벌써 얀필드에서 버스 세우던 일을 잊어버렸나? 멍청하다"라며 분노했다.

맨유 팬들은 둘로 나뉘었다. 텐 하흐를 응원하는 쪽도 있었지만, 많은 팬들은 "이러다 루턴타운한테 지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반응들을 보이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느 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는, 훌륭한 승리를 거둔 맨유의 다음 경기는 오는 1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루턴 타운과의 맞대결이다. 지난 2023년 11월 12일 올드 트래포드애서 펼쳐졌던 승부에서는 맨유가 1-0 승리를 거둔 바 있다.<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