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개막 로스터 입성에 도전하는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청신호가 켜졌다.
피츠버그는 19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프링캠프 로스터 정리를 알렸다. 이에 따르면 포수 제이슨 딜레이를 트리플A로 보내고 에이브라한 구티에레스, 내야수 데릭 홀, 알리카 윌리엄스, 닉 솔락, 외야수 브라이스 존슨, 맷 고스키, 투수 요한 라미레스는 마이너리그 캠프로 내렸다.
이제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에는 총 42명이 남았다. 그리고 여기에 배지환이 포함됐다.
배지환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레콤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5 MLB 시범경기에서 6회초 대수비로 출전한 뒤 8회말 타석에 들어섰으나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0B-2S에서 오리온 커커링이 던진 95.4마일(약 153.5㎞)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배지환의 이번 시범경기 성적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다. 배지환은 16차례 시범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4(33타수14안타), 1홈런, 3타점, 11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77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런데도 MLB닷컴이 최근 예상한 피츠버그의 개막 26인 로스터에 배지환의 이름은 없었다. 외야수로는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오닐 크루즈, 토미 팸이 주전을 차지할 것으로 봤고 벤치 자원으로 애덤 프레이저와 제러드 트리올로, 잭 수윈스키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1차 정리에서 살아남음에 따라 배지환이 MLB로 가는 길이 조금은 밝아졌다. 더 고무적인 것은 배지환의 경쟁자로 꼽히던 선수들이 전부 ‘정리’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솔락과 존슨은 배지환과 개막 로스터 입성을 두고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었다. 이들이 모두 마이너리그로 향하면서 배지환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게 됐다.
배지환은 지난해 시범경기 도중 고관절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결국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트리플A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무력시위를 했고, 실제로 MLB에 다시 올라가긴 했지만 그에게 많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트리플A로 다시 내려온 배지환은 시즌이 끝날때까지 그곳에 머물러야 했다. MLB에서 입성하는 것도 자리를 잡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아는만큼, 배지환도 이번 봄에 거는 각오가 필사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