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MLB)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일본 경기였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중요한 순간을 놓치는 법이 거의 없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게 그들이 기대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2년 만에 다시 찾은 도쿄돔 경기였다. 국가대표가 아닌 MLB팀 소속으로는 이날이 첫 일본 경기였다.
첫 타석 볼넷을 골라나간 오타니의 방망이는 3회초 불을 뿜었다. WBC 시절 대표팀 동료였던 요미우리 우완 도고 쇼세이의 초구 124㎞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오타니는 오른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여유 있게 베이스를 돌았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성을 터뜨렸다. 타구 속도 169㎞, 비거리 120m의 대형 홈런이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2점 홈런을 포함해 3회에만 5점을 올리며 요미우리를 5-1로 꺾었다. 오타니는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2타점을 기록하고, 6회말 수비 이전 교체돼 나왔다.

경기 후 오타니는 일본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와주셔서 오랜만에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멋진 타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7년 동안 오타니 거의 혼자서 일본을 대표해왔다. 오타니가 이곳으로 돌아온 건 많은 이들에게 감동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는 “2번째 타석에 가서야 홈런이 나왔다는 게 오히려 놀랍다”고 농담하며 “오타니한테는 야구가 너무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다저스에 새로 합류한 좌완 선발 블레이크 스넬은 “이곳은 오타니를 향한 사랑이 정말 엄청나다”고 말했다.
스넬의 말처럼 오타니의 방문에 일본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MLB 진출 당시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난해 다저스에서 50홈런-50도루로 MVP까지 차지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스타가 됐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어슬레틱’은 “경기 시작 몇 시간 전, 오타니가 그라운드에 나와 가볍게 캐치볼을 할 때부터 만원관중이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다저스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오타니의 일본내 인기는 테일러 스위프트나 저스틴 비버의 10배는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다저스는 17일 한신과 1차례 더 연습경기를 치른 뒤 18~19일 시카고 컵스와 MLB 개막 2연전을 치른다. 개막전은 일본인 선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다저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 컵스가 이마나가 쇼타를 선발로 예고했다. 2번째 경기는 다저스 사사키 로키와 컵스 좌완 저스틴 스틸이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