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를 너무 믿었나, 어깨 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했나...김하성, 1억달러 꿈이 '가물가물'

입력
2025.01.08 17:21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김하성이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1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보라스를 너무 믿은 건가. 아니면 어깨 부상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건가.

'대박'을 꿈꿨던 김하성의 이번 비시즌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호기롭게 FA 신청을 하고 시장에 나왔는데, 자신을 찾는 곳이 없다. 그나마 나오는 전망도 1년 단기 계약 정도다. 물론 'FA 재수'가 가능하지만, 이게 김하성이 마주한 냉정한 현실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에 대한 전망은 온통 '장밋빛'이었다. 2023 시즌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후 정점을 찍었다. 타격에서도 17홈런을 치고, 팀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자리잡으며 주가를 높였다.

여기에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천문학적 몸값의 잰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탈환했다. 미국 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충격적 사건이었다. 김하성의 주가가 하늘 높이 뛰었다. 2023 시즌 정도의 타격 성적과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라면, FA가 돼 1억달러를 넘는 계약을 충분히 따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FA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까. 지난 시즌 타격이 신통치 않았다. 기대 이하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 악령까지 찾아왔다. 시즌 막판 어깨를 다쳤다. 그것도 공을 던지는 오른 어깨였다. 수술대까지 올랐다.

올해 개막전 출전이 힘든 상황이었다. 때문에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체결한 4+1년의 1년 옵션을 실행하고, 그 다음 'FA 대박'을 노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이전트도 '악마' 보라스로 교체했다. 의도는 명확했다. FA 시장에 나가, 큰 금액의 다년 계약을 따내겠다는 것이었다. 부상이 있고, 이 때문에 개막 즈음이나 길게 보면 전반기까지 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자신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시장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LA 다저스 등이 행선지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이 팀들은 시즌 초반 결장이 유력한 김하성 대신 대안들을 찾았다. 최근에는 뉴욕 양키스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양키스가 샌디에이고 특급 타자 아라에스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김이 샜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경우 언론 추천 정도지, 구단이 관심을 갖는지는 미지수다. 결국 남은 건 내야수 보강이 필요한 시애틀 매리너스가 김하성에게 1년 1400만달러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얘기 정도다.

흐름상 1억달러, 수천만달러의 장기 계약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물론 1년 계약으로 '재수'를 선택해도 되지만, 그러면 샌디에이고와의 옵션을 사용하지 않은 것과 굳이 보라스와 계약한 것 등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 1년 계약이면, 어깨가 빠르게 준비되지 않을 경우 몸값을 높이기에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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