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타자를 상대할 수준까지 진전되진 않았다"
'MLB.com'을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가 어깨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월드시리즈(WS)를 치르면서 당한 부상의 여파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27일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7회, 출루에 성공한 뒤 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아웃.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오타니가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왼손으로 바닥을 짚는 과정에서 충격이 어깨에 전달된 까닭이었다. 화들짝 놀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트레이너가 오타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움직였고,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다저스는 곧바로 오타니의 어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MRI 촬영을 진행했고, 이튿날 오타니가 '아탈구'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아 보였다. 29일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어깨를 부여잡고 뛰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지금 통증은 가라앉고 있다. 내 스윙도 돌아오고 있다"고 큰 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내 묘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수술'의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글쎄"라고 말 문을 열더니 "수술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일단 이번 시리즈가 끝난 뒤 검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타니는 "현시점에서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으나, 슬라이딩 이후 오타니의 타격감은 바닥을 찍었고, 동료들의 활약 덕분에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장식하게 됐다.
그런데 6일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오타니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의 수술은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을 치료하기 위한 관절경 수술로 내시경 형태로 진행됐다. 'MLB.com'은 오타니의 수술 소식과 함께 2025년 스프링캠프 합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개막전에서 오타니가 '이도류'로 복귀하는 것은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던 오타니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재활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 결과 구속을 150km까지 회복하는데 성공했고, 2025년 메이저리그 개막전인 도쿄시리즈에서 '이도류'로 복귀할 가능성을 드높였다. 하지만 왼쪽 어깨 수술은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시즌 막판 마운드에서 공은 뿌렸으나, 아직까지 타자를 세워둔 채 투구엔 임하지 않았다. 밸런스 문제 등을 고려하더라도 왼쪽 어깨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마운드에 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게다가 다저스는 올해 '서울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내년 도쿄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타구단에 비해 일정이 일찍 시작되는 셈. 오타니가 실전 투구를 소화하고, 감각을 되찾을 때까지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10월까지 투수로서 기량을 쌓았다. 이번 수술은 반대쪽이지만, 투수로서 복귀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타자를 상대할 수준까지 진전되진 않았다"고 짚었다. 다저스의 개막전은 2025년 3월 18일. 지금으로부터 약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관절 와순 수술의 통상적인 회복 기간과 오타니의 빌드업을 고려했을 때 도쿄시리즈에서 '이도류'로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