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어깨 수술을 받았다. 월드시리즈에서 도루를 하다 다쳤던 그 어깨다.
다저스 구단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가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을 치료하기 위해 닐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저스 구단에선 오타니가 내년 2월 스프링 트레이닝에 맞춰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시즌 준비에 문제가 없는 일정이다.
오타니는 지난달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7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2루에 들어갔지만 왼손으로 땅을 짚는 과정에서 어깨에 충격이 왔다.
2루에서 아웃을 당한 뒤 쓰러진 오타니는 왼팔과 어깨를 부여잡으며 통증을 호소했고, 부축을 받은 채 교체됐다. 왼쪽 어깨 아탈구 상태로 남은 월드시리즈 출장이 불투명했지만 오타니는 투혼을 발휘했다. 딱 하루만 쉬고 뉴욕에서 열린 3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정상 출장했고, 5차전 우승 순간까지 다 뛰었다.
어깨 부상 여파로 오타니는 3차전 3타수 무안타 1볼넷, 4차전 4타수 1안타, 5차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월드시리즈 5경기 타율 1할5리(19타수 2안타) 무홈런 무타점 2볼넷 5삼진 OPS .385로 크게 부진했지만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등 동료 선수들의 활약에 웃었다. 다저스는 양키스를 4승1패로 꺾었고, 오타니도 메이저리그 진출 7년 차, 이적 첫 해 우승 반지를 손에 꼈다.
다저스 선수단도 오타니의 부상 투혼에 감동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한 팔로 뛰었다. 대부분 선수라면 아마 포기했겠지만 그는 경기에 뛰었다.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며 “오타니가 나오면 존재감 있다. 한 팔로 뛰면서 팀원들에게도 더 많은 존경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오타니도 “부상을 당한 뒤 스스로 경기를 뛸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동료들이 ‘네가 필요하다’며 함께 뛰어달라는 말이 고마웠다. 내게 정말 큰 영광이었다. 이적 첫 해부터 우승하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다. 이 팀의 일원이라는 게 정말로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지난겨울 10년 7억 달러 FA 계약으로 다저스에 온 오타니는 올해 159경기 타율 3할1푼(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81볼넷 162삼진 59도루 출루율 .390 장타율 .646 OPS 1.036으로 활약했다.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세우며 풀타임 지명타자 최초 MVP를 예약했다.
포스트시즌에선 16경기 타율 2할3푼(61타수 14안타) 3홈런 10타점 OPS .767로 아쉬웠지만 디비전시리즈 1차전 동점 스리런 홈런, 챔피언십시리즈 3~4차전 연속 홈런으로 결정력을 발휘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한편 오타니는 지난해 9월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1년간 재활을 하면서 투수를 쉬었다. 이번에 수술한 어깨는 왼쪽이라 투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오타니는 시즌 막판 불펜 피칭 단계까지 오며 투구 강도를 높여갔고, 내년에 다시 투타겸업을 준비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