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을까··· WS 5차전 양키스의 끔찍했던 5회초, 사건의 재구성

입력
2024.11.01 14:13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31일(한국시간) 끝난 월드시리즈(WS) 5차전, 뉴욕 양키스의 5회초는 끔찍했다. 이해 못할 실책들이 이어졌다. 5-0으로 이닝이 시작했는데 기괴한 실책들이 이어지며 5-5 동점으로 이닝이 끝났다. 양키스를 침몰시킨 그 날의 5회를 돌아봤다.

4회까지 완벽한 공을 던지던 양키스 선발 게릿 콜이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다. 여기까진 아무 문제도 없었다. 이후부터가 악몽의 연속이었다. 토미 에드먼의 평범한 중견수 정면 뜬공을 애런 저지가 놓쳤다. 무사 1·2루에서 윌 스미스의 내야 땅볼을 양키스 유격수 앤서니 볼피가 주워들어 3루로 던졌지만, 송구가 다소 빠졌고 3루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갔다.

이미 충분히 끔찍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콜이 무사 만루 위기에서 개빈 럭스와 오타니 쇼헤이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무키 베츠한테도 1루 땅볼을 유도했다. 길었던 악몽이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듯했다. 아니었다. 진짜 악몽은 이제 시작이었다.

양키스 1루수 앤서니 리조가 여유를 부렸다. 앞으로 달려들지 않고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잡았다. 리조가 공을 주워들었을 때 발 빠른 베츠는 이미 1루 코앞까지 와있었다. 투수 콜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더라면 그래도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콜은 리조를 향해 손가락만 가리킬 뿐 두 다리를 움직이지 않았다. 텅 빈 1루를 베츠가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끝나야 할 이닝이 끝나지 않았다. 베츠의 땅볼로 1점 만회한 다저스는 프레디 프리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연속 안타로 순식간에 4점을 추가하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양키스 입장에선 호러에 가까운 결과였다.

디어슬레틱이 치명적인 실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저지는 경기 후에도 왜 그런 실책을 범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유격수 볼피는 3루 송구에 대해 “유일한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다저스 프리먼은 2루 주자 키케 에르난데스의 주루플레이를 칭찬했다. 스미스의 땅볼에 에르난데스는 볼피의 위치를 한번 살피더니 교묘하게 주로를 틀어 3루로 돌아서 들어갔다. 유격수의 시야를 가리려는 의도로 짐작됐다. 결과적으로 볼피의 송구가 주자와 겹치면서 3루수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베츠의 땅볼 때 베이스 커버를 하지 못했던 투수 콜은 “타구 각도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츠가 공을 때렸을 때 콜은 자기가 직접 타구를 처리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끊어낼 수 없는 방향이었다. 타구가 그의 옆을 지났을 때는 이미 베이스 커버 타이밍을 놓친 뒤였다. 콜은 “바로 1루로 달려들어 갈 수 있도록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는데 타구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1루수 리조는 타구가 애매하게 회전했기 때문에 앞으로 달려 나올 수가 없었다고 했다. 계속 자리를 지킨 채 공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스핀이 이상하게 걸려서 확실하게 처리를 하려고 했다. 오른손 타자가 그렇게 공을 치면 타구가 처음 방향과 반대로 튕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끝까지 공을 따라가야 했다”면서 “타구를 잡고 바로 1루로 뛰어 들어갔더라도 베츠를 잡을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콜이 무조건 1루를 커버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사 만루에서 베츠가 타석에 들어설 때만 해도 양키스의 승리 확률은 92.6%였다. 그러나 5-5로 5회초가 끝났을 때 이미 50 대 50 승부가 되고 말았다.

양키스는 6회말 1점을 냈지만 8회 다시 2실점 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6-7, 양키스의 패배로 월드시리즈도 막을 내렸다. 43년 만의 ‘클래식 매치’에서 다저스가 시리즈 4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5점을 앞서다 역전패당한 역대 7번째 팀이 됐다. ‘지면 끝’인 경기에서 5점 리드를 날린 건 올해 양키스가 처음이다. 양키스의 5회 5실점은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비자책점으로만 5실점 이상 하며 1이닝 만에 동점을 내준 건 올해 양키스까지 불과 3차례만 있었다고 디어슬레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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