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를 제패했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0-5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7-6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는 1∼3차전을 모두 승리한 후 4차전에서 패했으나, 5차전에서 다시 시리즈를 끝내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2020년에 이어 이번이 8번째다. 특히 다저스가 양키스를 상대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55년 이후 4번째로, 두 팀의 맞대결 전적은 여전히 양키스가 8승 4패로 앞서 있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81년 다저스의 영웅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등번호 34번을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새기고 선수들은 그 번호가 달린 패치를 착용하고 시리즈에 임했다. 발렌수엘라는 1981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로, 그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특별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다저스의 내야수 프레디 프리먼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사상 최초로 1∼4차전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5차전에서도 2타점을 올렸다. 그는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00(20타수 6안타),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었다. 프리먼의 활약은 팀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으며, 그의 이름은 월드시리즈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5차전의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다저스의 선발 잭 플래허티는 1회말 아론 저지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데 이어, 재즈 치점 주니어에게도 1점 홈런을 맞아 0-5로 끌려가는 상황에 처했다. 2회와 3회에도 연속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다저스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4회까지 한 점도 얻지 못한 다저스 타선은 5회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5회, 다저스는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단숨에 5점을 뽑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특히 무키 베츠가 1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이어갔고, 프리먼이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팀을 동점으로 이끌었다. 이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로 경기는 5-5가 되었다.
양키스는 6회말 스탠턴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한 점을 리드했지만, 다저스는 8회초에 무사 만루 상황에서 개빈 럭스의 희생플라이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오타니 쇼헤이가 포수의 타격 방해로 진루하며 다시 만루가 된 다저스는 베츠의 적시타로 7-6으로 역전하였다.
다저스는 9회말을 맞이하며 마지막 투수로 워커 뷸러를 선택했다. 그는 3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하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었다. 양키스는 이날 경기를 승리할 경우, WS 역사상 최초로 '1∼3차전 3연패 팀의 2연승'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결국 다저스의 집중력에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하였다.
15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나섰던 양키스는 이번 기회를 놓치고, 통산 28번째 WS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사진 = AP, AFP, EPA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