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최고 스타를 몰랐다고? 오타니는 '야구 바보', 이게 바로 장외홈런 괴력의 원천[스조산책 MLB]

입력
2024.07.23 00:18
수정
2024.07.23 05:24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에인절스 시절 NFL 최고의 스타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한다. AP연합뉴스


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지난 2월 12일(한국시각) 슈퍼볼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충격적이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NFL(미국풋볼리그) 최고의 스타를 불과 얼마 전에 알게 됐다고 한다.

바로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다. 그는 2020년 7월 10년 4억50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오타니가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계약하기 전까지 마홈스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몸값의 주인공이었다. 마홈스는 2017년 캔자스시티에 입단해 두 차례 MVP와 세 차례 슈퍼볼 MVP 및 우승을 차지한 현존 최고의 NFL 스타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면서 미국땅을 밟은 오타니는 작년까지 6년을 뛰는 동안 마홈스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는 것이다. 지난 겨울 다저스로 옮기면서 마홈스가 NFL에서 가장 유명하고 몸값이 비싼 선수라는 걸 전해 들었다는 얘기다. 보통 스포츠 선수들은 종목이 달라도 최고 스타 선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관심을 갖기 마련인데 오타니는 아니었다.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 기자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를 지켜준 배타적 관계들 - 지켜주지 않을 때까지(The insular relationships that protected Shohei Ohtani - until they didn'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은 일화를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다른 종목의 스포츠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기사에서 오타니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는 심지어 NFL 최고의 스타인 패트릭 마홈스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야구장과 집, 에이전트와 통역 밖에 몰랐다고 한다. AP연합뉴스


오타니의 이런 성향과 연결되는 것이 바로 지난 3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불거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의 불법 도박 및 절도 사건이다.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오티나와 인연을 맺은 미즈하라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를 몰래 빼내 송금할 수 있었던 게 결국 오타니가 야구 이외의 다른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즈하라는 지난 6월 두 건의 세금 포탈과 세금 신고서 위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로젠탈 기자는 '오타니는 미즈하라, 에이전트 CAA 네즈 발레로와 다른 사람이 근접할 수 없는 배타적이고 다이내믹한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공백을 만들었다'면서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의 표현에 따르면, 오타니의 세상은 온통 야구 뿐이었으며 발레로의 세상은 온통 오타니 뿐이었다. 미즈하라는 세 사람 중 유일하게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해 오타니의 의사소통 갭을 채워주면서 통역 고유의 업무 이상의 넓은 책임을 떠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 매든 전 에인절스 감독은 로젠탈 기자와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사회생활이 부족했다. 야구장과 숙소를 오가면서 그에게는 다른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든 감독이 2020~2022년 6월 초까지 에인절스 지휘봉을 잡는 동안 오타니가 야구 말고 관심을 둔 분야가 뭔지 들었거나 본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지난 17일(한국시각)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오타니와 아내 다나카 마미코. UPI연합뉴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의 계약, 지난 2월 말 결혼 사실을 SNS를 통해 알렸을 정도로 사생활에 대해서도 철저한 신비주의로 일관했다. 특히 오타니는 자신의 와이프가 농구선수 출신인 다나카 마미코라는 걸 몇 주 후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알렸다.

이런 오타니의 성향에 대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는 우리와 첫 시즌을 보내면서 기량이 만개하고 있고, 독립적이고 개방적인 성향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주위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얘기다.

오타니는 지난 2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473피트짜리 장외홈런을 날린 뒤 "내가 원했던 홈런"이라면서 "다저스타디움 밖으로 홈런을 칠 기회를 더 많이 만들 것이다. 분명히 하나는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활짝 웃었다. 인터뷰 내용이 에인절스 시절보다 밝고 긍정적이며 표현력도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입성 후 투타에 걸쳐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 4년 연속 30홈런을 때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바보스러울 정도로 야구에만 집중하는 '순수함'이 아닐까 싶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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