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투수'는 글러브를 2개 쓸까?…ML신인드래프트에 등장한 양손투수,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입력
2024.07.16 05:50
(2015년 오클랜드 시절의 양손투수 팻 벤디트)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에 또 다시 '양손투수'가 등장할 전망이다.

시애틀 구단은 15일(한국시간) 시작된 '2024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5번으로 오른손과 왼손 모두를 사용하는 미시시피 주립대 출신의 '양손투수' 주란젤로 세인자(21)를 지명했다.

그는 올해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 유망주 순위 25위에 오를만큼 이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왼손과 오른손 모두 90마일 중후반의 속구를 뿌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프로진출 후 빠른 시간 내에 빅리그 데뷔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주란젤로 이전에 이미 양손투수가 있었다. 주인공은 지난 2015년 오클랜드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팻 벤디트(39)이다. 당시 그는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관심을 모았다. 선발등판은 단 한 차례도 하지 않고 불펜요원으로만 활약했다.

하지만 그 이후의 활약은 미비했다. 2016년 토론토와 시애틀 두 팀을 거쳤지만 총 15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73의 부진한 성적만 남겼다. 2017년에는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한채 마이너에만 머물렀다.

2018년 LA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15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57의 성적을 남겼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는 듯 했지만 2019년에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해 단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20으로 부진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마이애미로 이적해 재기를 노렸지만 단 3경기만 나온뒤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2021년 스프링캠프에서 몇몇 팀들로 부터 입단 제의를 받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캠프 말미에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벤디트는 얼마 안 있어 "일리노이주 피오리아에 있는 한 회사에 풀타임 정직원으로 취업했다"며 야구선수 은퇴를 알렸다.

벤디트는 과거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뒤 가진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양손투수'용 특수 글러브를 보여줬다. 일반 글러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하나의 글러브로 왼손과 오른손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웹(Web)이 두 개나 있는 특징이 있다. 물론, 특수제작된 글러브이다.(벤디트가 사용했던 '양손'용 글러브. 오른손과 왼손 모두 사용 가능하다)

벤디트는 야구를 처음 접한 3살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양손 투구를 시작했다. 그는 "투수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래 오른 손잡이인 그는 글씨를 쓰거나 식사를 하는 것 등 대부분의 일반생활은 오른손을 사용하고, 왼손은 투구할 때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투수는 한 손만 사용하는 투수와 달리 불펜에서 몸을 풀 때 노동력이 2배가 된다는 단점도 있다. 벤디트는 "다른 불펜투수들처럼 몸을 풀기 위해 왼손과 오른손으로 각각 약 50개의 공을 던진다. 그리고 약 20개 정도는 전력투구를 한다. 남들은 연습을 한 번만 하면 되지만 나는 날마다 왼손과 오른손 모두 연습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고충을 털어났다.

벤디트는 키 183cm에 몸무게 84kg으로 투수 치고는 신체조건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데뷔도 프로진출 후 7년 만에 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 빅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벤디트는 "나는 빅리그 투수치고 신체조건이 좋지 않다. 남보다 뛰어난 구속을 보유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 왔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선 분명 힘든 과정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저마다 자신의 꿈을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어린 꿈나무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양손투수'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세인자는 당분간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빅리그 무대에 섰던 벤디트는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는 양손투수가 갖는 장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단점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랜 만에 등장한 양손투수 세인자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지 기대된다.

사진=MHN스포츠 DB<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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