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문)성민이 부상만 아니었다면…"

입력
2025.03.23 11:03


지난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선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 경기가 열렸다. 두팀 모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순위가 확정된 상황에서 맞대결이라 김이 빠질 만도 했지만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이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현대캐피탈이 OK저축은행에게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는데 경기 종료 후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주인공은 현대캐피탈 문성민이다.

그는 앞선 13일 구단을 통해 현역 선수 은퇴 의사를 밝혔고 이날 은퇴식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선수' 문성민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평일 오후 경기였지만 2500여명이 넘는 많은 팬들이 유관순체육관을 찾았고 현대캐피탈에서 뛰는 동안 인연을 맺은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최태웅 전 감독(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 여오현 IBK기업은행 코치를 비롯한 지도자들과 신영석(한국전력), 황동일(은퇴) 등 경기대 시절 동료, 그리고 현대캐피탈에서 함께 뛴 전·현직 선수들도 찾았다.



이가운데 문성민과 같은팀으로 뛰지 않았지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문성민 이전 현대캐피탈의 토종 스파이커로 활약한 박철우도 있었다. 이날 현장서 만난 박철우는 '더 스파이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문성민과 이야기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박철우는 "(문)성민이는 '(박)철우 형(문성민은 박철우보다 한 살 어린 1986년생이다), V-리그에선 같은 팀에서 뛰기 어려울 것 같은데 차라리 나중에 차라리 인도네시아리그라도 가서 함께 뛸래요?'라는 얘기를 내게 몇 차례했었다"며 웃었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주 공격수였고 그에 따라 연봉도 높았다. 주포지션도 아포짓으로 같았다. 이런 배경이 있으니 V-리그에서 팀동료로 만나는 일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웠다. 박철우는 "나 또한 성민이 생각과 같았다. 대표팀에서는 선발되면 함께 뛰었던 적이 많지만 V-리그에선 어렵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민이는 부상만 아니었으면 다시 해외리그에서도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2010-11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기 전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2008-09시즌)과 튀르키예(터키)리그 할크방크(2009-10시즌)에서 뛰었다.

문성민도 "당시 해외리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앞섰고 현지 상황을 너무 모르고 나갔었다고 본다. 만약 다치지 않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면 다시 해외리그에서 뛰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철우도 선수 시절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는데 선배로서 그리고 한 시즌 먼저 선수 은퇴를 한 입장에서 문성민의 부상이 아쉽다.

박철우와 문성민이 언급한 부상은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3년 월드리그다. 문성민은 당시 1주차 개막전인 일본전에서 무릎을 크게 다쳤다.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고 긴 재활을 거쳤다.

선수로서 한창 최전성기를 달릴 시기에 닥친 시련이었다. 2014년 월드리그 일본전에서는 무릎 인대를 또 다쳤고 다시 한 번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쳤다. 박철우는 "성민이는 그때 부상이 아니었다면 다시 해외리그에 진출해서도 충분히 제 기량을 보였을 거라고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문성민은 "그래도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독일과 튀르키예에서 보낸 시간은 소중했고 기억에 남아있다"고 얘기했다.



글_천안/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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