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사이. 하지만 이제는 서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봐야 한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지난 3일 기존 외국인 선수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와 계약을 해지하고, 그의 대체 선수로 막심 자갈로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이번 시즌 전반기 내내 그로즈다노프에게 온 신경을 쏟았는데, 그럼에도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그의 경기력에 결국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V-리그 경력직인 막심의 영입은 결정력 부족에 허덕이던 삼성화재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아시아쿼터 알리 파즐리가 364점으로 리그 득점 3위를 달렸지만, 그로즈다노프(210점)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결국 5위(승점 23)로 전반기를 마쳤다. 3위 KB손해보험(승점 26)과는 승점 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
막심은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최근까지 대한항공의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2~3라운드 12경기 47세트를 뛰는 동안 276점을 올렸는데, 이는 같은 기간 득점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러한 맹활약에도 불구, 대한항공은 끝내 막심을 내보내고 요스바니의 손을 다시 잡았다. 현대캐피탈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결국 요스바니의 파괴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량이 검증된 선수인 만큼 막심의 새집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삼성화재가 그를 품으면서 공백기 없이 시즌에 임하게 됐다.
사진_삼성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