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기분 좋게 2라운드를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13일 오후 7시 의정부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첫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3-1(21-25, 25-20, 21-25, 16-25)로 물리쳤다. '어깨 부상' 요스바니를 대신해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막심이 V-리그 복귀전부터 맹활약했다. 혼자 21점을 쏟아내며 KB손해보험 코트를 맹폭했다. 여기에 정지석(14점)과 김민재(11점), 정한용(10점)도 득점력을 뽐내면서 이날 대한항공에서는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산뜻한 출발이다. 대한항공은 직전 우리카드전을 2-3으로 지며 1라운드를 3승3패, 승점 11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 결과로 승점 3을 낚고 단독 2위로 올라서며 2라운드 첫 단추를 기분 좋게 끼웠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현대캐피탈(5승1패)과는 승점은 같고 승수에서 밀려 있다.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을 3-0로 잡아냈던 지난 경기의 여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비예나가 20점, 나경복이 12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전체적인 화력에서 대한항공에 밀렸다. 1승6패, 승점 4로 6위를 유지한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은 세터 황택의, 아포짓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아웃사이드 히터 윤서진과 나경복, 미들블로커 차영석과 이준영, 리베로 정민수를 선발로 기용했다.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 아포짓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과 곽승석, 미들블로커 김민재와 진지위, 리베로 강승일로 스타팅 라인업을 짰다.
1세트 KB손해보험 21-25 대한항공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비예나 5점, 황택의 3점
-대한항공 막심 10점, 팀 공격성공률 60.71%
1세트 초반 대한항공이 8-4 더블 스코어로 앞서갔다. 시작부터 막심의 연속 득점이 작렬했다. 여기에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5-3까지 달아난 대한항공은 또 한 번 막심의 오픈 득점이 터져 나오면서 7-3으로 점수 간격을 더 벌렸다. 반면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좀처럼 추격 동력을 얻지 못했다.
물론 KB손해보험도 가만있진 않았다. 황택의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8-9까지 따라붙었고, 11-14에서는 차영석 블로킹~비예나 오픈~곽승석 포히트가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한항공의 정지석이 상대 블로킹을 절묘하게 벗겨내는 연타로 20-16을 찍었고, 21-17에서는 한선수가 나경복 퀵오픈을 직접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리드를 잘 지킨 대한항공이 여유롭게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KB손해보험 25-20 대한항공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비예나 6점, 나경복 5점
-대한항공 김민재 6점, 정한용 4점, 막심 4점
2세트 KB손해보험이 스타팅 라인업 변화로 반전을 꾀했다. 윤서진 대신 스테이플즈가 투입됐다. 이 교체 카드가 적중하면서 2세트가 마틴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의 구상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KB손해보험이 스테이플즈 블로킹에 비예나 오픈을 더해 4-1를 만들며 매끄러운 출발을 알렸다.
계속해서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백어택으로 10-7까지 전진했다. 여기에 황택의 서브에이스와 나경복 오픈까지 잇달아 폭발하면서 주도권을 더 꽉 쥐었다. 반면 대한항공의 공격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9-15에서 이준영의 서브에이스 일격까지 얻어맞으면서 7점 차로 끌려갔다. 이 흐름을 살려 24-19 세트포인트까지 상대를 압박한 KB손해보험이 나경복 퀵오픈으로 2세트를 매조졌다.
3세트 KB손해보험 21-25 대한항공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나경복 5점, 비예나 4점
-대한항공 정지석 4점, 막심 4점
승부처답게 3세트 양 팀 모두 강하게 나왔다. 3-3에서 정지석과 나경복이 나란히 백어택으로 한 점씩 주고받으면서 초반부터 불꽃 튀는 맞대결이 예고됐다. 먼저 웃은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김민재 속공과 비예나 공격 범실을 합쳐 10-7로 도망갔다.
하지만 이후 KB손해보험이 눈에 불을 켜고 맹추격에 나서면서 다시 양 팀의 점수 균형이 맞춰졌다. 9-11에서 KB손해보험이 나경복 서브에이스에 이은 비예나 오픈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동일선상에 선 양 팀은 또다시 양보 없는 공방전을 이어갔다. 대한항공이 정한용 오픈~김민재 블로킹~아레프 모라디(등록명 아레프) 오픈으로 내리 3점을 득점하며 먼저 승리에 다가서는 듯했지만 KB손해보험도 물러서지 않았다. 18-24 상대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서현일 서브 범실에 차영석 연속 득점을 더해 마지막까지 추격 불씨를 지폈다. 그러나 이어 시도한 비예나의 서브가 네트에 걸려 KB손해보험 코트에 떨어지면서 3세트를 대한항공에 아쉽게 내줬다.
4세트 KB손해보험 16-26 대한항공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비예나 5점
-대한항공 정지석 7점, 정한용 4점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이 4세트를 주도했다. 조재영의 2연속 서브쇼로 기선을 잡은 뒤 막심 백어택과 정지석 퀵오픈을 묶어 단숨에 10-4까지 질주했다.
KB손해보험도 비예나와 나경복을 필두로 맞불을 놨지만 대한항공의 사이드 아웃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점수 차를 줄이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KB손해보험이 6점 차 내외로 상대에 끌려가는 흐름이 계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18에서 스테이플즈 백어택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KB손해보험 패색이 더욱 짙어졌다. 전열을 다듬을 새도 없이 정한용 백어택까지 터졌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