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수비와 블로킹으로 정관장을 무너뜨렸다.
현대건설이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을 3-1(25-12, 27-29, 25-22, 39-37)로 꺾고 5연승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정지윤이 날개에서 고른 득점력을 발휘하며 동반 활약을 펼쳤고, 이다현과 양효진은 중앙에서 견고한 유효 블로킹으로 수비수들을 도왔다. 여기에 김연견을 중심으로 한 수비 조직력까지 살아난 현대건설은 한 수 위의 경기력으로 난적 정관장을 쓰러뜨렸다.
정관장은 현대건설-흥국생명과의 4연전 일정을 아쉬운 패배로 시작했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강력한 공격과 서브로 팀을 이끌었고,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역시 준수한 화력을 발휘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화력 지원이 아쉬웠다. 특히 정호영이 공격에서 크게 부진하면서 지난 시즌 현대건설전의 승리 공식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1세트 정관장 12-25 현대건설
[주요 기록]
현대건설 양효진-이다현: 유효 블로킹 총 10개 합작
디그 성공/시도: 현대건설 27/30, 정관장 17/23
원정팀 현대건설이 경기 시작과 동시에 우위를 점했다. 모마의 오픈 공격과 부키리치의 공격 범실, 정지윤의 반격이 시작부터 연달아 쏟아져 나왔다. 5-2에서는 양효진이 좋은 서브로 노란을 공략해 프리 볼을 만든 뒤 정지윤이 해결하는 패턴도 나왔다. 부키리치가 리시브에서 고전하는 사이 정지윤은 안정적으로 정관장의 서브를 받아내면서 현대건설이 완벽한 초중반 주도권을 잡았고, 10-5에서 이다현의 속공 반격까지 터진 현대건설은 여유로운 6점 차 리드를 잡았다.
현대건설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유효 블록과 수비 집중력에서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경기의 흐름이 걷잡을 수 없이 현대건설 쪽으로 넘어갔고, 12-7에서 양효진의 B속공과 위파위의 시간차가 이어지면서 세트 중반에 더블 스코어 리드를 점했다. 14-9에서도 위 패턴의 공격 득점이 순서만 바꿔 또 나온 현대건설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선착했다. 격차가 10-19까지 벌어지자 고희진 감독은 부키리치와 노란을 빼고 박혜민과 최효서를 투입하며 다음 세트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고, 현대건설은 가차 없이 정관장을 압살하며 1세트를 끝냈다. 24-12에서 이선우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2세트 정관장 29-27 현대건설
[주요 기록]
정관장 노란: 디그 성공률 88.89%(8/9)
정관장 메가: 27-27에서 연속 득점
2세트는 1세트와 달리 팽팽한 초반 승부가 벌어졌다. 양 팀 모두 쉽게 사이드 아웃을 만들면서 랠리가 길어지지 않은 채 점수를 주고받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정관장이 선착했다. 7-7에서 메가의 백어택이 터졌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위파위의 퀵오픈과 메가의 공격 범실로 빠르게 역전에 성공하는 등 두 팀 간의 접전은 10점대 초중반까지 계속됐다.
현대건설은 12-11에서 모마의 좋은 서브 두 개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3점 차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노란을 중심으로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조금씩 격차를 줄였고, 14-16에서 부키리치의 한 방과 위파위의 공격 범실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17-17에서도 노란이 결정적인 연속 디그를 잡아냈고, 이것이 메가의 반격으로 이어지면서 정관장은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20점대에서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 대혈투를 벌였고, 결국 2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듀스 접전은 꽤 길게 이어졌고, 주인공이 된 선수는 메가였다. 27-27에서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팀에 2세트 승리를 안겼다.
3세트 정관장 22-25 현대건설
[주요 기록]
정관장 부키리치: 17-19에서 서브 득점 2개 포함 5연속 서브
현대건설 서지혜: 20-21에서 5연속 서브, 디그 2개
3세트 들어 양 팀 세터가 나란히 시간차 점유율을 높였다. 어떻게든 주 공격수들로부터 상대 블로커들을 떼어놓겠다는 의지였다. 두 팀 간의 간격은 이번에도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에는 정관장이 간신히 1점 먼저 도착했지만, 9-9에서 정지윤이 오른쪽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10점에는 현대건설이 1점 먼저 도착했다. 그렇게 현대건설이 아슬아슬한 우위를 지키던 중, 13-14에서 원 포인트 서버 신은지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면서 정관장이 다시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던 중, 현대건설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16-16에서 양효진이 부키리치의 반격 시도를 블로킹으로 저지했고, 이어서 위파위의 네트를 스치는 행운의 서브 득점과 모마의 노련한 하이 볼 처리까지 나오며 3점 차로 앞서갔다. 그러자 정관장이 17-19에서 표승주의 반격과 부키리치의 서브 득점으로 응수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정관장은 내친김에 메가의 반격까지 더해 역전과 20점 선착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히든카드 서지혜를 이용해 재역전에 성공했다. 서지혜는 20-21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서 안정적인 서브와 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다현과 정지윤의 연속 블로킹이 나오면서 현대건설이 리드를 뺏었다.
4세트 정관장 37-39 현대건설
[주요 기록]
현대건설: 12-16에서 4연속 득점
현대건설 이다현: 38-37에서 블로킹 득점
벼랑 끝에 몰린 정관장이 초반부터 힘을 냈다. 6-3에서 이다현의 이동공격 범실이 나온 뒤 메가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빠르게 5점 차 리드를 잡았다.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에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자, 강성형 감독은 정지윤을 빼고 서지혜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관장의 기세가 너무 좋았다. 메가를 중심으로 화력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시종일관 현대건설을 몰아붙였다.
현대건설은 9-14에서 모마가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간격을 3점 차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후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지나간 뒤 현대건설이 더욱 거세게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13-16에서 부키리치의 공격 범실과 모마의 백어택, 고예림의 오픈 공격이 내리 이어지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은 20점에도 나란히 도착했고, 세트 후반부에 예상치 못하게 벌어진 접전은 결국 듀스까지 향했고, 두 팀 모두 35점을 찍는 처절한 혈투에서 승리한 쪽은 현대건설이었다. 37-37에서 모마가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고, 이다현이 표승주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혈투의 끝을 알렸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