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12) 완승을 챙기며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정관장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쌍포가 각각 16점, 15점을 올리며 화력을 뽐냈다. 박은진도 블로킹 4개 포함 9점, 정관장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적생 표승주도 10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시작 전에 레전드 한송이의 은퇴식이 열렸다. 한송이는 2017년부터 2023-24시즌까지 정관장에서 뛰었다. 한송이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많았다. 버틸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응원과 위로 덕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우리 부모님이 경기장에 오셨다. 30년 동안 배구 선수의 부모로 있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곁에서 잘 케어해주고 멋지게 성장할 수 있게 서포트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한송이는 현역 시절 정과장의 정신적 지주로 동생들에게 큰 힘이 되었던 선수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전에 “송이한테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이야기했었다”라고 말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차상현 감독의 뒤를 이어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은 이영택 감독은 데뷔전에서 쓴맛을 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소휘, 한다혜, 최은지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나고 유서연과 안혜진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막전에서 완패했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가 17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를 비롯한 그 외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아쉬웠다. 실바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정관장은 세터 염혜선,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표승주, 미들블로커 박은진-정호영, 리베로 노란이 먼저 나왔다.
GS칼텍스는 세터 김지원, 아포짓 스파이커 실바, 아웃사이드 히터 와일러-권민지, 미들블로커 오세연-문지윤, 리베로 한수진이 선발 출격했다.
염혜선의 서브에이스로 포문을 연 정관장은 부키리치의 공격이 시작부터 불을 뿜음면서 앞서갔다.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실바의 공격을 제어했다. 실바는 7-12 때 첫 득점을 올렸다. 정관장은 와일러에게 목적타 서브를 넣으며 흔들었고, 15-9에서 신은진의 강서브 때 와일러 공략에 성공. 박은진이 다이렉트 득점을 올렸다. GS칼텍스는 와일러를 대신해 우수민을 투입했다.
정관장은 19-13에서 나온 메가의 후위 공격 득점으로 20점 고지를 밟았다. 염혜선이 공격 배분도 돋보였다. 정관장은 21-15에서 정호영의 속공, 메가의 블로킹으로 23-15로 달아났다. 정관장은 부키리치의 득점을 끝으로 1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2세트 시작과 함께 정관장 표승주의 오픈, 와일러의 공격 범실, 메가의 시간차 공격이 연이어 터졌다. GS칼텍스의 리시브는 여전히 흔들렸고, 정관장은 이를 놓치지 않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정관장은 11-9에서 표승주와 부키리치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GS칼텍스도 9-13에서 타임으로 흐름을 끊은 후 문지윤의 속공, 실바의 서브에이스, 문지윤의 밀어 넣기 득점에 힘입어 한 점차로 추격했다. 정관장은 정호영과 부키리치의 연속 득점으로 상대의 올라오는 분위기를 저지했다. 15-13에서는 실바의 공격을 박은진이 블로킹했다.
정관장은 19-15에서 김지원의 서브 범실로 또 한 번 20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표승주와 메가가 공격에서 득점을 올리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GS칼텍스는 공격에서 해결을 짓지 못하는 부분은 물론 수비 조직력마저 흔들렸다. GS칼텍스는 막판 와일러의 퀵오픈, 정호영의 서브 범실, 실바의 서브에이스, 와일러의 퀵오픈, 실바의 후위 공격 득점에 힘입어 17-24에서 22-24까지 왔으나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실바의 서브 범실로 2세트는 끝이 났다.
3세트 출발은 GS칼텍스가 좋았다. 실바가 2세트 후반의 좋았던 감을 3세트 시작부터 보여줬다. 하지만 정관장이 1-4에서 부키리치의 공격, 박은진-메가의 블로킹 등에 힘입어 6-4로 역전했다. GS칼텍스는 권민지를 빼고 김주향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정관장의 흐름을 꺾지는 못했다. 김지원을 빼고 이윤신도 넣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승리는 없었다. 정관장의 화력은 대단했다.
강력한 서브와 블로킹은 GS칼텍스를 압도하기 충분했다. 1, 2세트와는 다르게 상대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박은진의 마지막 득점을 끝으로 3세트도 가져오며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대전=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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