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시즌 첫 경기부터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냈다. 그 중심에는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 정한용의 활약이 있었다.
대한항공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5-23 25-10 25-20)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24득점·공격 성공률 52.6%를 기록한 가운데, 이준과 정한용이 각각 25득점·공격 성공률 72.4%, 15득점·공격 성공률 52.63%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경기 초반 많은 범실을 기록하면서 다소 고전하다가 2세트 중반 이후 주도권을 가져왔다. 특히 이준이 2세트에만 9득점을 올리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꿨고, 정한용이 3세트 9득점으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사령탑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정한용이 들어와서 서브를 세게 잘 때렸고, 공격 면에서 많이 도움을 줬다"며 "이준이 지난 시간 동안 매우 열심히 훈련에 임했고, 모든 부분에서 시간을 투자했다. 이미 공격적인 부분에선 완성된 선수로, 지금은 올라운더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뭘 해서 보여준 게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준은 "개막전부터 힘들게 승점 3점을 땄는데, 경기 초반에 준비했던 게 잘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승점 3점을 획득한 것에 대해서 의미를 두고, 앞으로도 그런 경기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비시즌 기간 리시브를 많이 연습했고, 오버핸드 리시브까지 많이 연습하면서 플로터 서브가 오면 오버핸드 리시브로 받으려고 한다. 스핀 서브가 올 때는 공을 띄우면 세터 형들이 잘 올려주니까 최대한 편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시즌 때 독하게 마음을 먹고 훈련했다. 지난 시즌이 너무 아쉬웠다. 기회가 왔을 때 자신감도 없었고 부진했기 때문에 감독님께 믿음을 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훈련했던 게 컵대회부터 나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한용은 "우리도 좋고 팀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출발했다. (3세트 초반 연속 서브 상황에 대해서) 서브를 올릴 때 토스 감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공이 잘 올라가면 자신 있게 스윙을 하는 편이라서 그 감을 찾았던 것 같다"며 "비시즌 동안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19일)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느끼는 만큼 앞으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준(1라운드 7순위)과 정한용(1라운드 3순위)은 2021-2022시즌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았다. 두 선수는 홍익대에서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췄으며, 2020년과 2021년 팀을 대학배구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들이 프로 데뷔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유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다른 팀들에 비해 선수층이 두꺼운 대한항공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기 때문이다. 당장 경기에 나설 순 없었지만, 미래를 내다보면서 차분히 준비했다.
두 선수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한용은 "(입단 이후) 초반에 뛰지 못한다고 해서 안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이준은 "입단했을 때부터 서로 좋은 자극제가 된 것 같다. (정)한용이가 치고 올라오는 걸 보면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드래프트에서 뽑힌 뒤 뛴다고 하면 내가 주전이라는 안도감을 느꼈을 것 같은데, 대한항공에서 운동하면서 내가 보여주지 못하면 형들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우리가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대한항공도, 이준과 정한용도 5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꿈꾼다. 이준은 "먼 미래에는 대한항공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좋은 형들과 함께 뛸 수 있을 때 이런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트 안에서 통합우승이라는 걸 한 번 경험하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정한용은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뛰어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생기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