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에 대한항공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파” OH 이준-정한용의 이유있는 자신감

입력
2024.10.20 06:00


대한항공 입단동기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과 정한용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1999년생 이준, 2001년생 정한용은 홍익대에 이어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코트 위에 올랐다. 대학교 선후배였던 이준과 정한용은 2021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두 1라운드 지명을 받고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두 선수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24-25시즌 V-리그 개막전에서 나란히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전인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선발로 나선 이준은 V-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5점을 터뜨렸다. 종전의 기록은 16점이었다. 이날 이준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블로킹 3개, 서브 1개도 성공시켰다. 공격 점유율은 26.36%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 다음으로 높았고, 공격 성공률과 효율은 각각 72.41%와 65.52%로 높았다. 리시브 효율도 30%로 준수했다. 이준은 자신의 강점인 스피드와 공격력을 극대화하며 상대를 괴롭혔다.

정한용은 1, 2세트 교체 투입된 뒤 3세트부터 먼저 코트 위에 올랐다. 3세트 7-5에서 날카로운 서브로 12-5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서브 3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5점을 터뜨렸다. 공격 효율은 42.11%, 리시브 효율은 50%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준과 정한용은 범실도 2, 3개에 그쳤다. 이준과 정한용의 동반 활약에 대한항공도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상에서 회복 중인 정지석은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요스바니를 도울 공격력을 채워야 했다. 이준, 정한용이 해결했다.

특히 이준은 지난 3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총 23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이준은 “더 독한 마음을 먹고 임했다”고 전했다. 그의 간절함과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이준을 높게 평가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비시즌에 수비, 리시브, 블로킹 등 훈련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공격적으로는 완성된 선수다. 다른 부분을 보완하면서 올라운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스스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준도 “일단 비시즌 때 독하게 마음을 먹고 훈련을 했는데, 컵대회부터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작년에는 너무 아쉬웠다. 기회가 왔을 때 보여줄 수 있는 경기가 있었는데 자신감도 없었고,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님께 믿음을 못 드린 것 같다. 그래서 더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앞으로도 더 발전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리시브에 대해서는 “리시브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오버핸드 리시브까지 많이 연습을 했다. 센 서브가 왔을 때는 잘 띄어놓으면 세터 형들이 잘 올려준다. 최대한 편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한용은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꾸준히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워낙 비시즌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를 하면서 나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느낀다. 앞으로 잘 준비해서 많이 뛰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성장하고 있는 이준과 정한용이다. 이준은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좋은 자극제가 됐던 것 같다. 형들도 쟁쟁하고, 한용이도 치고 올라가는 것을 보고 뒤처지지 말자는 생각도 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홍익대 유니폼을 입고 ‘원투펀치’를 선보였던 것처럼 대한항공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웃사이드 히터 두 자리를 나란히 차지해 팀 승리까지 이끌었다. 정한용은 “옛날 생각도 났다. 준이 형의 버릇도 보이기도 했다. 형한테 공격에 좀 더 집중해달라고도 했고, 재밌게 했던 것 같다. 긴장도 안 하고 서로 편하게 하면서 분위기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준도 “코트 안에서 서로 대화도 많이 하면서 편하게 하려고 했다. 한용이랑 함께 먼 미래에 대한항공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개막전 수훈선수로 꼽힌 이준과 정한용이다. 이준은 “생각지도 못했다. 자주 보여드리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한용에 이어 이준까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대한항공은 베테랑 ‘석석 듀오’ 곽승석-정지석에 이어 정한용, 이준까지 선수 활용 폭이 넓어진 셈이다. ‘대한항공의 미래’들의 성장과 동시에 뎁스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사진_인천/이보미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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