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디펜딩챔피언이 웃었다. 5년 연속 통합 우승 도전에 나선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개막전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5-23 25-10 25-20)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이준(25득점)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24득점), 정한용(15득점)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팀 OK저축은행은 시즌 첫 경기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와 신호진이 각각 16득점, 14득점으로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대한항공: 미들 블로커 김규민-세터 한선수-아웃사이드 히터 이준-미들 블로커 김민재-아포짓 스파이커 요스바니-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 리베로 정지석
-OK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미들 블로커 박원빈-아포짓 스파이커 루코니-아웃사이드 히터 장빙롱-미들 블로커 박창성-세터 박태성, 리베로 부용찬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의 리베로 출전은 계획된 상황이었다. 경기 전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이) 아직 스파이커로서 경기를 뛸 수 없기 때문에 (리베로로) 경기 리듬을 점검할 수 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컵대회에서 출전하지 못했던 아웃사이트 히터 장빙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이민규 대신 박태성이 세터로 선발 출전했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장빙롱은 경기에 출전한다. 부상 당했던 부위가 다 회복됐다고 생각한다. 루코니도 출전한다"고 전했다.
▲1세트: 장빙롱, 루코니 앞세워 주도권 잡은 OK저축은행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OK저축은행이다.
대한항공은 경기 시작 이후 곽승석의 백어택과 한선수의 서브 득점으로 2점을 뽑았다. 1-3으로 끌려가던 OK저축은행은 장빙롱의 퀵오픈과 박창성의 속공으로 균형을 맞췄고, 박창성의 득점으로 역전했다.
대한항공도 반격에 나섰다. 6-8에서 요스바니의 백어택, 이준의 블로킹으로 8-8 균형을 이뤘고, 9-10에서 요스바니의 퀵오픈, 장빙롱의 범실,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3점을 뽑으면서 리드를 되찾았다.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지키던 대한항공은 19-18에서 요스바니의 오픈으로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22에서 송희채의 퀵오픈, 박원빈의 블로킹으로 22-22를 만들었고, 23-23에서 백어택을 시도하던 요스바니가 라인을 밟으면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의 백어택으로 듀스까지 끌고 갔으나 24-24에서 루코니가 오픈을 성공했고, 25-24에서 장빙롱이 요스바니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으면서 1세트가 마무리됐다.
OK저축은행에서는 루코니(6득점)와 장빙롱(5득점)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박원빈이 3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양 팀 최다인 10득점을 책임진 요스바니의 활약에도 1세트를 놓쳤다.
▲2세트: 팀에 활력 불어넣은 이준, 분위기 바꾼 대한항공
1세트에서 고개를 떨군 대한항공이 반격에 나섰다.
OK저축은행이 3-4에서 박창성의 속공, 곽승석과 김규민의 범실로 연속 3득점을 올리자 대한항공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5-8로 지고 있던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시간차, 이준의 퀵오픈으로 격차를 좁혔고, 김규민과 이준의 블로킹으로 역전했다. 이준의 퀵오픈, 요스바니의 백어택이 더해지면서 11-8로 달아났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조직력이 흔들렸고, OK저축은행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10-13에서 신호진의 백어택과 장빙롱의 오픈, 루코니의 블로킹, 유광우의 범실로 14-13 리드를 되찾았다.
2세트 후반 또 한 번 경기가 요동쳤다. 대한항공이 18-19에서 요스바니, 정한용의 백어택으로 20점을 만들었고, 이준이 퀵오픈으로 점수를 따냈다. 23-22에서 이준의 시간차로 세트 포인트를 가져갔고, 장빙롱의 퀵오픈 이후 24-23에서 요스바니의 퀵오픈으로 2세트를 끝냈다.
대한항공에서는 이준이 9득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고, 요스바니가 6득점을 생산했다. OK저축은행은 장빙롱과 신호진이 나란히 5득점을 기록했으나 대한항공(55.6%)보다 낮은 공격 성공률(39.4%)를 나타내는 등 다소 고전했다.
▲3세트: 일방적인 흐름, 디펜딩챔피언의 위력
2세트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대한항공이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6-5로 앞서가던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연속 득점, 이준의 퀵오픈, 루코니의 범실, 정한용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12-5까지 달아났다. 정한용의 서브가 라인 밖으로 벗어났으나 대한항공은 이준의 연속 득점,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거리를 점점 벌린 대한항공은 19-9에서 요스바니의 블로킹을 시작으로 내리 4점을 뽑았고, 23-9에서는 OK저축은행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점수로 연결됐다. 결국 24-9에서 요스바니가 로 득점을 추가하면서 3세트가 종료됐다.
대한항공은 87.5%로 높은 공격 성공률을 나타냈으며, 정한용(9득점)과 이준(6득점)이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OK저축은행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루코니가 3득점에 묶였고, 박창성과 신호진이 각각 2득점에 그쳤다.
▲4세트: 홈 팬들 성원에 승리로 화답한 대한항공
마지막까지 반전은 없었다.
2세트에 이어 3세트까지 잡은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 장점인 높이를 살리면서 승리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3-2에서 정한용, 김규민이 차례로 블로킹으로 점수를 가져왔고, 김규민이 팀에 추가점을 안기면서 두 팀의 거리는 4점 차로 벌어졌다.
OK저축은행은 4-8에서 연속 4득점으로 대한항공을 몰아붙였고, 9-10에서 신호진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준과 김민재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되찾았고, 15-14에서 루코니의 서브 범실, 요스바니와 정한용의 오픈으로 격차를 벌렸다.
OK저축은행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은 대한항공은 19-18에서 요스바니의 득점으로 먼저 20점 고지에 다다랐고, 22-20에서 이준의 블로킹으로 승기를 굳혔다. 루코니의 공격마저 라인 밖으로 벗어났고, 24-20에서 김민재가 득점을 만들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KOVO(한국배구연맹)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