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이어 2024년 봄에도 흥국생명은 웃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문턱을 넘기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시행착오를 겪은 흥국생명은 올해 변화를 꾀했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와 리베로를 새롭게 영입해 안정감을 더했다. 경험이 풍부한 세터 이고은과 리베로 신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것.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올해도 김연경 대각에 들어선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는 고민이다. 올해 비시즌에는 프로 4년차 정윤주의 성장이 돋보인다. 과감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수비는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김미연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깨 부상 후 돌아온 김다은, 이적생 최은지도 있다. 봄배구 해피엔딩을 위해서라도 두꺼운 선수층을 마련하고자 한다.
미들블로커도 마찬가지. 197cm 황 루이레이(등록명 루이레이)의 높이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세터와의 속공 호흡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수지와 임혜림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결국 ‘원팀’의 힘을 발휘해야 ‘쌍포’ 김연경과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의 위력까지 극대화할 수 있다.
승률 69%에도 아직 V-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이탈리아에서 온 1970년생의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 V-리그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V-리그 여자부에서는 첫 유럽 출신의 감독이다. V-리그 첫 외국인 사령탑은 공교롭게도 2010-11시즌 흥국생명을 이끈 반다이라 마모루(일본) 감독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7개 팀 중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기도 하다.
한국에 오기 전 이탈리아, 튀르키예 클럽팀에서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불가리아와 캐나다, 그리스 대표팀을 지휘한 경험도 있다. 그러던 2023년 2월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게 됐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이미 만났었던 스승 아본단자 감독과 제자 김연경이 한국에서 재회하게 됐다. 그렇게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과 함께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V-리그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통틀어 54경기를 지휘했고, 여기서 35승을 챙겼다. 승률은 약 69%. 이제 챔피언을 바라보며 다시 V-리그 무대에 오른다.
기대되는 케미
‘살아있는 레전드’ 김연경을 만난 투트쿠
“실제로 만나면 말도 잘 못할 것 같다.” 2024년 5월 두바이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흥국생명 지명을 받은 투트쿠 부르주의 말이었다. 튀르키예 출신의 투트쿠는 김연경이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활약한 모습을 직접 눈으로 봐온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김연경을 우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던 2024년 꿈의 무대라 생각한 V-리그 입성에 성공했고, 투트쿠에게는 ‘살아있는 레전드’인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쌍포’ 김연경과 투트쿠의 활약에 기대감이 크다.
1999년생의 193cm 아포짓 투트쿠는 튀르키예를 거쳐 독일 리그에서도 뛴 바 있다. 비교적 발은 빠르지 않지만 빠른 스윙을 갖고 있다. 결정력도 탁월하다. 서브도 날카롭다. 아본단자 감독도 “공격과 블로킹, 서브 쪽에서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여전히 건재하다. 직전 시즌에도 전 경기를 소화하며 전체 득점 6위에 이름을 올렸다. 192cm 김연경, 193cm 투트쿠 쌍포의 케미가 기대된다.
SWOT 분석
Strength(강점)
신연경이 받고, 김연경-투트쿠가 때린다
-트레이드로 베테랑 리베로 신연경 영입
-안정적인 리시브를 토대로 공격력 강화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김연경 짐 던다
Weakness(약점)
올해도 김연경 대각에 들어설 OH 한 자리
-비시즌 기회를 얻은 프로 4년차 정윤주
-정윤주의 부족한 수비를 보완해줄 김미연
-어깨 부상 후 돌아온 김다은의 비상 기대
Opportunities(기회)
흥국생명에서 새 출발 알린 세터 이고은의 12번째 시즌
-경험 풍부한 이고은, 흥국생명의 새 야전사령관
-속공과 파이프 비중 늘린다
-MB 김수지와 루이레이, 임혜림의 역할 커졌다
Threats(위협)
‘뉴페이스’ MB 루이레이, 적응 시간이 필요해
-흥국생명이 아시아쿼터로 뽑은 MB 루이레이
-위협적인 속공은 아직
-197cm 장신 MB 위력 드러낼까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