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2023 결산] 울산의 독주·명가의 몰락…빨라진 감독 교체 시계

입력
2023.12.04 10:02
울산 선수단의 우승 세리머니. 사진=프로축구연맹


다사다난했던 2023시즌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일간스포츠가 웃고 울었던 지난 1년간의 사건을 키워드로 꼽아 돌아봤다. 

가수 임영웅이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프로축구 K리그1 경기에서 하프타임동안 특별공연을 펼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4.08/
가수 임영웅이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프로축구 K리그1 경기에서 하프타임동안 특별공연을 펼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4.08/


최초 또 최초, K리그에도 봄이 왔다


올 시즌, 전면 유료 관중 집계 도입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이 훈풍이 됐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도 관중 증가에 힘을 더했다. 

각 구단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주효했다. 특히 FC서울은 지난 4월 홈구장에 가수 임영웅을 초대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꾸준히 관중몰이에 성공한 서울은 역대 최초 40만 관중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울산 현대도 구단 최초 30만 관중을 돌파, 서울과 K리그 흥행을 쌍끌이했다.

울산 선수단이 홈 팬들과 K리그1 2연패를 자축하는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이정효 감독의 광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최초 2연패’ 울산의 독주, 광주의 돌풍


2023시즌 개막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19일, 울산은 1위에 오른 후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퍼펙트 우승’이란 말이 부족했다. 물론 여름에 연패·무승 늪에 잠시 빠지기도 했지만, 이내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였다.

울산 부임 3년 차인 홍명보 감독의 축구는 더욱 견고해졌다.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 운영, 팀워크, 구성원 간 조화 등 여느 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우승이라는 염원을 이룬 후 적당히 자신감마저 차 있으니 대적할 팀이 없었다.

우승컵을 눈앞에 두고 미끄러지는 건 옛말이다. 구단 최초 2연패를 달성하며 ‘위닝 멘털리티’까지 장착했다. 과거 전북 현대처럼, 2022년이 진정 울산 독주 체제의 서막이었을 지도 모른다.

2부에서 올라온 광주FC는 연일 축구 팬을 놀라게 했다. 철저히 준비한 공격 축구로 이정효 감독의 자신감을 증명했다. 이 감독은 2년 만에 팀을 아시아 무대로 이끌며 ‘무시’의 시선을 ‘존중’으로 바꿨다. 

침통한 염기훈 감독 대행 (수원=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2부 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대행이 고개를 떨군 채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12.2 superdoo82@yna.co.kr/2023-12-02 16:56:49/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반등을 다짐했던 전북은 4위로 2023시즌을 마감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명가의 몰락, 우연이 아니었네


지난해엔 2위, 올해는 4위. ‘명가’ 전북 현대의 성적이 또 떨어졌다. 2013년부터 9년간 최소 한 대회에서 우승했던 전북은 올 시즌 일찌감치 ‘무관’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부진이 한 번의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 꼴이 됐다.

투자 대비 성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2022시즌 맞수 울산 현대에 트로피를 내준 전북은 새 시즌을 앞두고 이동준, 아마노 준, 정민기 등 여러 포지션을 두루 보강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강등권을 전전했고, 결국 김상식 감독 동행을 2년 반 만에 마쳤다. 

거듭 ‘승리’를 강조했던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시즌 중반 부임한 후 팀을 재정비하는 듯했지만, 예전 전북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다.

지난해 가까스로 1부리그에 살아남은 수원 삼성은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2로 떨어졌다. 감독 둘을 갈아치우고도 살아남지 못하며 ‘명가’ 체면을 구겼다.

불꽃 튀는 '슈퍼매치'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FC서울 기성용과 수원삼성 전진우가 몸싸움으로 충돌하자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023.11.25 ondol@yna.co.kr/2023-11-25 19:17:48/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인종차별 논란 상벌위원회 출석하는 울산 현대 선수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 소속 정승현(왼쪽부터),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인종차별 논란 관련 상벌위원회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2023.6.22 superdoo82@yna.co.kr/2023-06-22 14:24:22/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환희 속 옥에 티, 이번에도 끊임없던 사건·사고


어느 때보다 훈풍이 불었던 K리그에도 잡음은 있었다. 지난 6월 울산 소속이었던 박용우(알 아인) 이명재, 이규성(이상 울산)이 SNS(소셜미디어)에서 과거 전북에서 뛰었던 태국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을 인종차별성 댓글을 남겨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K리그 출범 이후 40년 만에 최초로 인종차별로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이들은 각각 1경기 출장정지, 1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시즌 말미에는 폭행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에서 신경전이 벌어졌고, 당시 정훈기 서울 코치가 수원 고승범의 얼굴을 가격해 3경기 출장정지에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고승범의 머리카락을 잡아챈 서울 고요한도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병수 전 수원 삼성 감독. 사진=IS포토


이제는 트렌드, 성적 못 내면 곧장 ‘OUT’

6명. K리그1 12개 구단에서 올해 자른 사령탑 숫자다. 감독은 ‘파리 목숨’이란 말이 딱 맞다. 파이널B(K리그1 하위 6개 팀)에서만 감독 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키워드는 역시 성과다. 올해 지휘봉을 내려놓은 감독 모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구단과 결별했다. 

수원 삼성은 이병근, 김병수 감독 등 한해 2명의 사령탑과 결별한 유일한 팀이다. 시즌 초중반에 감독과 이별한 팀들은 새 수장을 찾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와 서울은 각각 정조국, 김진규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김희웅 기자
스포키톡 23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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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qq
    이번에 한번 다시 정비하는거지~
    7달 전
  • 최은주
    옛시절은 옛시절 입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팀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세요
    7달 전
  • 셋째딸여왕
    자만하지 말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팀을 이끌어가야할거 같아요
    7달 전
  • Kenny
    울산왕조 세워주세요 홍명보감독 축구 넘 좋아요
    7달 전
  • 루레인
    축구는 역시 감독이 중요한 스포츠인거 같네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면 좋겠어요
    7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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