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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KFA 선거운영위원회가 총사퇴를 결정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0일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23일 예정된 선거 일정은 또 다시 취소됐다.
선거운영위원회는 "협회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된 선거운영위원회가 이번 선거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했다"며 "법원도 협회의 선거운영위원회 선정 절차나 구성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기간 여러 차례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특히 법원의 결정 취지를 존중하면서 선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 측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비방만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위원 전원의 사퇴 결정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선거를 계기로 향후 축구계에 보다 성숙한 선거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KFA 회장 선거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만 하더라도 23일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KFA 선거운영위원회는 9일 "제55대 KFA 회장 선거를 1월 23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선거는 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제동을 걸었다. 허정무 후보가 KFA를 상대로 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결국 선거는 연기됐다.
선거운영위는 "그동안 관련 규정에 위배됨이 없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선거 준비를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선거중단을 결정한 것에 대하여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법원 결정 내용을 존중하며, 결과적으로 선거일정 진행에 차질을 초래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한다"며 새로운 일정을 공고했다. 선거인단이 새롭게 꾸려진다.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회장 17명, K리그1 대표이사 12명, 전국연맹 회장 5명 등 총 34명의 대의원과 추첨으로 선정하는 각급 선수·지도자와 심판 160명 등 194명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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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었던 1955년 1월 13일생인 허정무 후보의 70세 미만, '나이 제한'도 소급 적용되기로 했다. 선거 규정에는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선거운영위는 "선거 일정의 변경이 선거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강하여 진행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이미 등록된 후보자들의 선거후보 자격은 선거일까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가처분 인용을 결정하면서 후보자들이 선거인단 추첨이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없었던 점, 추첨에 앞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지 않은 점, 21명이 제외돼 173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공정을 현저히 침해한다고 적시했다. 선거운영위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내놓았다. 외부 업체가 진행하는 추첨을 각 후보자 대리인이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추첨을 통해 '3배수'로 예비 명단을 추려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선거인단의 손실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선거가 제대로 실시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허정무 후보는 선거 일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발하며 가처분 신청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선거운영위원들의 전원 사퇴도 요구했다. 허정무 후보 측은 "근본적인 해결없이 급하게 선거일을 정해 놓고 통보하는 식의 결정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23일 선거일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대로면 가처분 신청을 또 낼 수밖에 없다"고 발끈했다. 신문선 후보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위탁을 주문했다.
결국 선거운영위원회 전원이 사퇴하며, 회장 선거는 또 한번 요동쳤다. KFA는 '선거운영위원회의 재구성 문제를 포함해 추후 회장선거 진행의 전반적인 관련사항을 논의해 다음주 중 다시 알려드릴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