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 하루 앞두고 제동…정몽규 4선 도전 난항(종합)

입력
2025.01.07 17:27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큰 변수가 발생했다. 법원이 허정무 후보가 신청한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허정무 후보 캠프는 "이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는 게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반색했다. 반면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법원의 인용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후속 조처를 위한 대책 회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임해지)는 7일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먼저 협회가 선거 운영위원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으며 "선거일 무렵까지 정관과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회장을 뽑는 선거인단 구성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된 점, 3명이 후보로 출마했는데 선거인단에서 배제된 21명의 투표수가 적어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 투표에 올라갈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선거의 실시가 임박해 채권자가 본안 소송으로 절차적 위법의 시정을 받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며 인용 결정 이유를 덧붙였다.



4년 임기의 '대한민국 축구 대통령'을 새로 뽑는 선거는 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하루를 앞두고 재판부의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정몽규 현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항마로 나섰다.

앞서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선거를 관리한다며 법원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허 후보는 △협회 선거운영위가 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는 점 △선거인단 명단 작성 일정 비공개 속 추첨 진행 △선거인단이 규정에 정한 194명보다 21명이 부족한 점 △선거인단에 감독 1명과 선수 17명 등 특정 직군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점 등을 지적했는데, 법원이 손을 들어줬다.

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불공정하다는 것을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또한 축구협회가 지난 12년 동안 공정하지 않은 일 처리를 했다는 것도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분주하게 선거를 준비하던 축구협회는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협회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법원의 결정과 관련해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새로운 회장 선거일은 미정이다. 법원이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다시 준비해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가 대책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선거 재실시와 관련한 내용은 추후 논의 끝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회장 선거일이 미뤄지면서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4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가 한국축구지도자협회 등 일부 선거인단의 공개 지지를 받는 등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현 회장으로서 '불공정·불투명 선거'라는 지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허 후보의 출마 자격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협회 회장 선거 정관에는 회장 후보 자격이 선거 당일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돼 있는데, 허 후보는 13일 만 70세가 된다. 선거가 13일 이후 치러질 경우 허 후보는 출마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

허 후보 측은 "나이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도 공정치 못한 사실을 알리는 게 더 중요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 허 후보도 인용되면 나이 제한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전했다.

다만 선거 연기와 상관없이 기존에 입후보한 경우는 그대로 진행하게 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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