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규탄' 허정무 후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연기 환영....만 70세 돼 후보 등록 실패 위험에도 "징검다리 역할 강조"

입력
2025.01.07 21:05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허정무 후보는 나이 제한에 걸릴 우려에도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가처분 인용을 환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1월 7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허정무 후보가 지난 12월 법원에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시 허정무 후보 측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여 2025년1월 8일 예정인 회장선거를 진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12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허정무 후보는 지난 1월 3일 기자회견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인 걸 알고 시작했지만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예상을 더 뛰어넘었다. 대한축구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는 운영위원의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고 비밀에 부친 채 심각하게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선거를 운영하고 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으니 맞게 위원이 구성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공정과 투명을 기대할 수 없다. 월내 선거인단은 194명이다. 12월 28일 공개된 선거인당 명부는 173명이다. 규정 10% 넘는 21명이 부족하다. 제외된 21명 중 선수 17명, 감독 1명 등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축구인들이었다. 정보 제공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제외를 했다고 들었는데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렇게 선수와 감독을 줄여 선거인 명부를 구성한 건 특정인을 위한 일이라고 의심이 된다. 후보자는 해외 전지훈련 중인 축구선수들, 지도자 등 축구인들이 투표권을 얻도록 수 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온라인, 사전 투표를 하지 못하겠다고 거부했다. 축구인들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선되는 후보는 정당성이 없다고 본다. 선거운영위원회 운영은 불공정, 불투명이다. 정상 선거 불가능이다"고 지적했다.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재판부는 허정무 후보의 의견을 들었다. 재판부가 가처분을 인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선거에는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 축구협회는 선거를 관리, 운영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선거의 선거일 무렵까지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선거인단 194명 중 80%를 초과하는 160명이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추첨으로 구성되고 선거인단 추첨의 공정성, 투명성이 채무자의 회장 선출에 회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축구협회는 선거인단 추첨 당시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 후보자나 대리인이나 중립적인 제3자를 참여시키는 등으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실제 선거인단 추첨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선거인으로 추첨된 회원들 중 21명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거인에서 배제했다. 개인정보 동의를 받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선거인을 보충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194명으로 구성돼야 했던 선거인은 그보다 약 10%가 적은 173명으로 구성됐다"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대한축구협회도 선거일을 미뤘다. 선거일이 미뤄지면 허정무 후보는 나이 제한으로 인해 출마 불가 신분이 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정관 제23조 제2항에 따르면 회장 선거 후보자 나이 기준은 선거 당일 기준 만 70세다. 허정무 후보는 현재 만 69세인데 주민등록상 생일이 1월 13일이다. 즉 13일 이전에 선거가 치러지지 않으면 후보 등록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허정무 후보 측은 재판부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허정무 후보 측은 "(가처분 인용이) 대한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한 선거운영에 대하여 문제점을 확인하고 경종을 울린 것으로, 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아울러 일부에서 제기하는 나이 제한에 따라 가처분 신청의 인용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되는 선거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이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허정무 후보는 나이 제한으로 불이익이 당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겠다며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하였다. 그래서 향후 닥칠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하였다"고 밝혔다.

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또 "즉,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축구협회의 불공정, 부당한 경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번 선거과정에서부터 그것을 개혁해 나가겠다는 것이 이번 가처분 신청의 취지였다. 따라서 설령 이번 가처분 인용으로 인하여 다시 진행될 선거에서 출마 자격이 없어지더라도 축구협회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를 중단시킨 점에 의미를 두며, 다시 출마할 수 없을 때에는 '더 훌륭한 후배 축구인들이 나서 새롭게 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를 발전시키는데 남은 모든 힘을 모아 최대한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것이 출마선언에서 밝혔던 징검다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하였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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