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실화?’ 선거 관련 흉흉한 소문, 더럽고 부정한 협박을 차단할 기표방식 마련하라[김세훈의 스포츠IN]

입력
2024.12.26 08:54
수정
2024.12.26 08:54


온라인 투표는 안 된다. 사전투표를 실시하되 노골적인 협박과 은밀한 위력을 차단할 수 있는 무결점 기표방식부터 마련돼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내년 1월 8일 열린다. 보름 정도 후다. 선거를 준비하기에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지금까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허정무 전 감독, 신문선 전 명지대 교수 등 3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선거 인단은 총 194명이다. 이들은 선거 당일 서울(예정) 모처에 설치된 투표소로 직접 가서 투표해야 한다. 서울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선거인으로서는 적잖은 비용과 하루 일정을 모두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투표로 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그건 안 된다. 온라인 투표는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 위력이 있는 누군가가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요구하고 그렇게 투표하는지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투표는 방식은 자유스럽지만, 나쁜 의도로 악한 방향으로 활용되면 독재와 같아질 수 있다.

선거인은 지방축구협회장, 축구 관련 단체 및 축구단 임원, 선수, 지도자, 심판 등으로 구성된다. 축구로 인해 이해관계가 얼키고설킨 사람들이다. 온라인 투표에서는 위력에 의해 자신이 원하지 않은 후보를 찍어야 하는 일이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

사전투표는 무조건 해야 한다. 선거일 투표가 어려운 선거인들이 12월 말 하루 서울로 가서 미리 투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1월 초 전지훈련을 해야하는 선수·지도자·심판의 투표 참여가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사전투표에 앞서 먼저 정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게 있다. 투표 및 기표방식이다. 최근 진행된 몇몇 수도권 축구단체장 선거에서 흉흉한 이야기들이 들린다. 기표 용지 위 특정한 위치에 도장을 특정한 방향으로 비틀어 찍게 하는 것, 기표한 투표 용지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것, 도장을 두 세 번 찍으라는 것 등이다. 특정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은밀하고도 더려운 압력들이다.

투표가 끝나면 각 후보 측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표가 이뤄진다. 투표용지를 하나씩 확인하다보면, 자신의 지시를 따라 자신을 찍는 사람이 누군지, 누가 자신을 배반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투표 결과에 굴복해 재개표를 요구하면 모든 걸 한번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논공행상뿐만 아니라 응징, 보복도 가능해진다. 이게 공정한 직접 투표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선거운영위원회는 이런 위력에 의한 투표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기표 방식을 신속하게 연구해 마련해야 한다. 선거인단이 적은 선거에서는 부정한 힘이 개입될 가능성이 더 크다.

무릇 ‘후보자’라면 누구나 공정하고 투명하며 정직한 투표를 원할 것이다. 협박과 위협에 표심을 흔들리는 걸 바라는 후보자는 없어야 마땅하다. 모든 후보들은 부정한 위력에 흔들리지 않고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을 마련하는 데 전적으로 찬성하고 선관위 결정에 따라야 한다. 그게 추락한 축구 팬들의 신뢰를 이번 선거를 통해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첫 걸음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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