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싱가포르)
베트남이 싱가포르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27일 밤 10시(한국 시각) 싱가포르 잘란 베사르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2024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 1라운드에서 2-0으로 완승했다. 베트남은 추가 시간에 연거푸 터진 응우옌 띠엔린, 응우옌 쑤언손의 연속골에 힘입어 싱가포르를 꺾고 홈 2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베트남이 최후방에 스리백 수비진을 깔아두고 신중하게 카운터어택에 주력한 반면, 싱가포르는 적극적으로 하이 프레싱을 걸며 공세적으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두 팀의 전반전 점유는 비슷했지만, 찬스는 베트남이 좀 더 많았다.
전반 10분 베트남이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우측 날개 쿠아트 반깡이 골문으로 쇄도하며 골을 넣었으나 VAR에 의한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8분에는 브라질 출신 귀화 스트라이커 응우엔 쑤언손이 우측 얼리 크로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날린 게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골이 되었다고 해도 오프사이드 판정 때문에 취소되었을 것이다.
베트남은 좌측면 공격을 통해 찬스를 여럿 만들어냈다. 전반 26분 자리를 바꿔 왼쪽을 돌파한 쿠아트 반깡의 컷백을 응우옌 쑤언손이 이어받아 찬스를 잡는 듯했으나 헛발질을 하며 찬스를 놓쳤다.
전반 30분에도 좌측면 컷백을 통해 부이 비하오가 찬스를 잡았으나 이번에는 싱가포르 수문장 이즈완 마흐부드에게 걸리고 말았다. 전반 37분 응우옌 쑤언손이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기도 했는데, 이것 역시 빗나갔다. 그리고 골로 이어졌다고 해도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을 피할 수 없었다. 싱가포르는 전반 종료 직전 레프트백 아미룰 아들리가 기습적인 땅볼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베트남 수문장 응우옌 딘찌에우가 가볍게 막아냈다.
후반전에는 초반부터 일진일퇴 공방을 벌였다. 후반 1분 베트남 주포 응우옌 쑤언손이 먼 거리 오른발 땅볼 중거리슛으로 싱가포르 수문장 이즈완 마흐부드를 놀라게 하더니, 후반 7분 싱가포르의 우측 날개 리오넬 탄이 박스 외곽에서 날린 슛을 베트남 수비수가 다급히 머리로 막아내는 장면이 나왔다. 후반 13분에는 하미 샤힌의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이 나왔으나 베트남 수문장 응우옌 딘찌에우의 가슴에 안겼다.
후반 16분 싱가포르는 또 다른 주포인 파리스 람리를 투입시키며 승부수를 띄웠다. 베트남도 곧바로 반응했다. 1분 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응우옌 꽝하이를 빼고 공격수 응우옌 띠엔린을 넣어 공격수의 숫자를 불렸다.
싱가포르의 공세가 대단했다. 후반 19분 이번 대회에서 득점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싱가포르 왼쪽 날개 샤왈 아누아르가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베트남 수비진 배후를 파고들어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은 뒤 깔끔하게 마무리했으나, 박상준 제2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싱가포르는 후반 26분에도 박스 중앙에서 볼을 잡은 타우피크 수파르노가 절묘한 아웃사이드 킥으로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응우옌 딘찌에우 베트남 골키퍼의 거미손에 아쉽게 걸리는 등 좀처럼 골운이 따르지 못했다.
수세에 몰리던 베트남은 후반 35분 응우옌 띠엔린이 박스 외곽에서 오른발 슛을 날리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계속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37분 파리스 람리가 박스 안 왼쪽 공간을 파고들다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지는 듯했으나, VAR 체크 후 노 파울이 선언되었다.
곧바로 이어진 상황에서 베트남이 기습적인 공격으로 싱가포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랜 VAR 끝에 이전 상황에서 베트남 수비수 도이 두이민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어 득점이 취소되었다. 김상식 감독은 김우성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연이은 VAR 때문에 추가 시간이 무려 10분이나 주어졌다.
후반 추가 시간에 베트남에 결정적 기회가 주어졌다. 응우옌 쑤언손이 박스 안에서 싱가포르 골키퍼를 제치고 수비수와 엉키는 상황에서 핸드볼이 선언된 것이다. 김우성 심판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응우엔 띠엔린이 가볍게 성공시키며 득점을 올렸다. 이 골이 균형을 깼다. 베트남은 곧바로 응우옌 쑤언손이 두 번째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점수 차를 벌렸다. 베트남의 두 골 차 승리였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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