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감독-수원FC '헤어질 결심'
- 입력
- 2024.12.18 07:27
- 수정
- 2024.12.18 15:30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수원FC와 김은중 감독(45)의 2025시즌 동행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은중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 4강을 이끈 후 지난해 말 수원 지휘봉을 잡으며 첫 프로팀 감독이 됐다. 초보 감독이지만 단단한 내공으로 수원FC를 상위 스플릿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고 최다 승점과 함께 시즌을 5위로 마무리하며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김 감독과 수원FC의 계약이 내년까지인 상황. 6강 진출시 옵션 포상금이 주어졌고, 이후 연봉 인상, 계약 연장 등과 관련한 협상이 시작됐다. 연내 계약 연장을 희망한 김은중 감독측이 수원FC 구단에 지난 15일을 마지노선으로 한 계약 조건과 최후 통첩을 보냈다. 팬들 사이엔 일부 구단과의 링크 루머도 퍼져나갔다. 17일 수원FC 최순호 단장과 김은중 감독의 대리인이 최종 협상에 들어갔으나 간극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즌을 앞두고 코칭스태프 계약 문제, 외국인 선수 영입 등과 관련해서도 몸값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시민구단인 수원FC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에 대해 최순호 단장도 수원시도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8일 최 단장은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의 문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감독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대리인에게 '감독의 마음을 돌려 다시 만나게 해달라. 남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내 마음을 담은 편지도 대리인에게 전달했다.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1년 전 좋은 인연으로 시작했고, 김 감독이 믿음에 부합해줘서 모두가 행복했는데 감독의 마음을 한번 더 확인하고, 잘 부탁해보고 싶다. 마음을 돌려놓는 게 첫 번째다. 마음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좋은 방향으로 추진하고 싶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 감독의 대리인 측은 "감독의 요구 조건이 절대 과한 수준이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어제 협상 후 어떻게든 노력해볼 테니 시간을 달라고 했고, 구단측도 긍정적인 소식이 있으면 답을 달라고 했다. 올 시즌 성과에 대한 보상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일각에서 말하는 2배는 아니다. 구단에 요청한 금액이 최종 액수도 아니다. 상위스플릿 진출에 걸맞은 대우를 해달라는 상징적인 의미이고 모든 게 열려 있다는 마음으로 제안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단측에 계약 연장 협상을 위한 데드라인을 12월 15일로 제시했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감독의 부담감,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해 계약 연장을 요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단과 김 감독 측은 계약 기간과 금액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세상 모든 관계는 '마음'의 문제지만 결국 프로는 '돈'의 문제다. '돈'이 곧 마음이고 정성으로 해석되는 게 프로다. 윤정환 감독과 강원FC의 결별 사례와 마찬가지로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둔 시도민구단들이 이후 연봉 인상, 선수 영입 등과 관련 사령탑의 요구를 맞춰주지 못하면서 새 시즌을 앞두고 힘든 시간을 맞고 있다. 지자체 구단은 우승을 한다고 해서 예산이 2~3배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 한정된 예산 탓에 감독이 원하는 보상을 해주기 힘든 상황이고, 감독 역시 최고의 성적에 대한 보상과 원하는 부분을 포기하기 어렵다. 19일 김은중 감독이 구단과 최종 미팅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진 만큼 추가 논의할 여지는 있다. 첫 시즌부터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 김은중 감독을 향해 타 구단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원 '샤프볼'의 운명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전영지
Copyright.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