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동안 감독만 3명
잦은 교체로 흔들리자
1조건으로 ‘경험’ 내세워
산둥과 결별한 최강희부터
윤정환·김도훈·이정효 등 거론
전북 현대가 김두현 감독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령탑 물색에 나섰다. 구단은 K리그와 아시아 축구의 정상권 재진입을 위해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 위기를 겪은 만큼, 이번 감독 선임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16일 김두현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지난 5월 단 페트레스쿠 감독 후임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구단은 김 감독의 전술적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선수단 장악력과 자원 활용 면에서 아쉬움이 컸다고 밝혔다. 김 전 감독은 9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고, 파이널A 진출 실패와 함께 K리그1 10위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북이 경험 많은 지도자를 선호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의 시행착오가 있다. 최강희 감독 이후 포르투갈 출신 주제 모라이스 감독을 영입했지만, 당시 구단은 5연패의 성공에 취해 리빌딩에 소홀했다. 유망주 육성보다는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치중했고, 결과적으로 팀의 내실을 약화했다.
특히 최근 2시즌 동안 김상식, 페트레스쿠, 김두현 등 세 명의 감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혼란을 겪었다. 올 시즌에는 음주 파문, 파벌 논란 등 팀 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창단 이래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연패를 달성하던 시절, 전북은 매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 팀이라는 수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K리그1 전체 12개 팀 중 가장 많은 59실점을 기록하며 극심한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최강희 전 감독이다. 최 감독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 동안 전북을 이끌며 K리그 6회(2009, 2011, 2014, 2015, 2017,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2회(2006, 2016년), FA컵 1회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K리그1 5연패의 기틀을 마련했고, ‘닥공’ 축구라는 전북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최근 중국 산둥 타이산과 결별한 그는 여전히 구단 수뇌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후보인 윤정환 전 강원FC 감독은 올 시즌 강원을 창단 첫 준우승으로 이끈 지도력을 인정받아 K리그1 감독상을 받았다. 그는 2011년 앞서 J리그에서도 사간 도스를 이끌고 1부 승격을 이뤘고, 세레소 오사카에서는 2017년 리그컵과 일왕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 감독은 광주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킨 데 이어 올 시즌 중위권 성적과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전술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2027년까지 광주와 계약이 남아있지만, 위약금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영입에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다.
김도훈 전 울산 감독도 영입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는 울산 사령탑 시절이던 202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K리그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전북과 같은 현대가 구단 출신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전북은 2025시즌 준비를 위해 1월 2일 태국 전지훈련 전까지 새 사령탑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구단은 “팀의 재도약과 리빌딩 실현을 위해 리더십과 뛰어난 전술, 전략 능력을 갖춘 감독을 공정하고 조속하게 선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