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창단 첫 강등 위기까지 몰렸다가 극적으로 잔류한 전북 현대가 쇄신의 신호탄으로 사령탑을 바꾼다. 최근 잦은 감독 교체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잘 뽑아야 하는데, 최우선 조건으로 K리그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지도자를 꼽았다.
전북 구단은 2025시즌까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김두현 감독과 상호 합의 끝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5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전 감독의 후임으로 전북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감독은 7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김두현 감독은 지난해 약 두 달 동안 전북 감독대행을 맡아 5승 2무 1패로 좋은 성과를 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팀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휘청거릴 때 '초보 감독'의 한계를 드러냈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제외한 K리그 24경기에서 7승(7무 10패)만 올렸다. 특히 김두현 감독은 선수단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면서 일부 선수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전북은 '분골쇄신'의 각오로 명가 재건을 다짐하며 김두현 감독 체제에서는 반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북은 차기 사령탑 물색 작업에 들어갔다. 새 감독 체제로 내년 1월 2일 태국 전지훈련을 떠나 2025시즌 담금질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신중히 처리하고 있다.
전북의 몰락은 몇 년간 문제가 누적된 끝에 상처가 곪아 터진 일로, 그 사이 팀의 방향성이 바뀌고 감독도 자주 교체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김상식, 페트레스쿠, 김두현 등 정식 감독 3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났으며 두 번이나 감독대행을 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구단은 전북의 전성시대를 다시 이끌면서 장기적으로 안정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적임자를 찾으려 한다.
전북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지만, 후보군은 K리그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루고 경험이 많은 국내 지도자로 좁혀진다. 이미 실패한 카드인 외국인과 초보 감독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축구계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이정효 광주FC 감독, 윤정환 전 강원FC 감독, 김도훈 전 울산HD 감독 등이 유력한 후보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뛰어난 전술과 공격 축구로 광주의 돌풍을 이끌었으며, 윤정환 감독은 올해 강원의 준우승을 지휘하며 K리그1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김도훈 감독은 울산 사령탑 재직 시절이던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드는 등 성공적 경력을 쌓았다.
이들이 전북 지휘봉을 잡는 데 큰 걸림돌도 없다. 윤정환 감독과 김도훈 감독은 현재 팀을 맡고 있지 않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와 2027년까지 재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기간 내 팀을 옮길 경우 위약금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전북에서 수많은 우승을 일구며 왕조를 구축했던 최강희 감독도 최근 산둥 타이산(중국)과 계약을 해지하면서 전북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다.
전북 구단은 "팀의 재도약과 리빌딩 실현을 위해 리더십과 뛰어난 전술, 전략 등 능력을 갖춘 감독을 공정하고 조속하게 선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