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부정적인 여론에도 4선 도전을 공식화하자, 대항마로 나선 허정무 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비판 성명을 냈다.
허 감독 측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절차를 무시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비상근 임원에 대한 방만한 자문료 지급 등 독단적이고, 불투명하며, 무책임한 협회 운영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은 상태”라며 “더구나 정 회장 체제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추락을 지켜보는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 축구인과 축구팬들은 정 회장이 책임있는 모습과 자세를 보여주길 바랐다. 그래야 우리 축구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정 회장은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며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고 했다.
허 전 감독은 이어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경영 스타일을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라며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다.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 축구가 개혁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4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위한 4선 도전인가’를 물은 허 전 감독은 “위법사항에 대한 문체부 조치 요구 이행이 먼저 이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전 감독은 또 “제가 꼭 정 회장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 신선하고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비겁하고 비굴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와 축구 발전을 위한 변화를 책임있게 수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국민과 축구인들이 나서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통해 정 회장의 폭주를 막고 대한축구협회의 혁신을 주도할 인물을 뽑아야 한다.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는 시간이 아니라 방향”이라며 “당당하고 유쾌하게 도전해 후배들에게 공정하고, 자랑스러운 축구협회를 만들어 주고자 한다. 후배들이 마음껏 축구에 전념하는 징검다리가 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