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을 적으로 만난다니…”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골잡이 이승우(26)는 눈앞으로 다가온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 적잖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승우는 지난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최종전에서 광주FC와 1-1로 비긴 뒤 기자와 만나 “올해를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수원FC에서 뛰다가 전북에 입단도 했고, (오랜만에) 축구대표팀도 다녀왔다. 전북에선 이런 상황도 맞이했는데 마지막 2경기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리그 1강’으로 손꼽혔던 전북은 올해 처음 아랫물(파이널라운드B·7~12위)로 밀려나더니 10위로 시즌을 마감해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1부리그 생존을 다투게 됐다. 그 상대가 바로 서울 이랜드FC였다.
전북은 28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 조별리그 다이나믹 허브 세부FC와 5차전을 치른 뒤 12월 1일과 8일 홈 앤 어웨이로 서울 이랜드FC와 1부 잔류를 다툰다.
서울 이랜드FC는 이승우의 옛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김도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다. 이승우는 “김 감독님은 K리그에서 처음 절 키워주신 분이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상황도 불편하지만, 감독님을 적으로 만난다는 사실은 더 어색하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지난해 이맘때 수원FC에서 김 감독과 함께 승강 플레이오프의 짜릿한 승리로 1부 잔류의 기쁨을 나눴지만, 이번엔 둘 중 한 명만 살아남는다. 이승우는 승강 플레이오프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는 “승강 플레이오프는 (2부 입장에서) 승격과 (1부 입장에서는) 강등이 걸려있어 뭔가 더 긴장되고 초조해진다. 확실히 토너먼트 같은 느낌이라 다르다”고 말했다.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은 매년 선수단 연봉으로만 K리그 1~2부를 합쳐 최다인 200억원 가까이를 쓰는 구단이다. 2023년 기준으로는 55억원 안팎을 썼던 서울 이랜드FC의 4배에 육박해 객관적인 전력에선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전북은 승강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다. 사령탑은 아예 감독 경험이 올해 처음이고, 선수들에선 수원FC 출신인 이승우와 이영재 정도가 이 무대의 엄혹함을 느꼈다. 김도균 감독이 “심리적인 압박은 전북이 더욱 클 것”이라면서 “전북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지만 남은 1주일 동안 잘 분석해 이변을 만들어보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한 대목이다.
이승우는 “우리 선수들이 대부분 어색한 게 사실이다. 강등을 다투는 것 자체가 어색하겠지만 다 같이 잘 준비해 남은 2경기를 치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으니 더 잘해보겠다는 각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