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 떠나고 '쌍용'만 남았다...'은퇴' 박주영 향한 기성용의 응원, "韓 축구 위해 더 많은 걸 해줬으면! 너무 고마운 선배" [MD상암인터뷰]

입력
2024.11.11 07:30


기성용과 박주영/한국프로축구연맹




[마이데일리 = 상암 최병진 기자] 기성용(FC서울)이 박주영(울산HD)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서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기성용은 0-1로 뒤지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다. 서울의 동점골은 기성용의 발 끝에서 나왔다. 기성용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강한 압박으로 볼을 뺏었고 이어 받은 린가드가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서울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추가골을 나오지 않았다. 포항 스틸러스(승점 53)가 김천상무에 패하면서 서울이 승점 55로 4위 자리를 지켰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은 김천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기성용은 “아쉬운 경기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는데 결과를 얻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게 결정될 마지막 경기까지 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린가드/한국프로축구연맹




이어 “모든 경기가 쉽지 않지만 김천을 상대로 올해 한 번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이 올해 고생을 많이 했는데 휴식기에 잘 쉬고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이날 37,288명이 입장하면서 총 누적 유료관중 501,091명으로 K리그 단일시즌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성용은 “너무 감사하다. 팬들한테 꼭 ACL 티켓을 선물하고 싶다. 지난 몇 년 동안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래도 파이널A에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마음은 조금 가볍다. 꼭 마지막 경기 때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기고 싶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한국프로축구연맹




이날 울산의 박주영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박주영은 2005년에 입단하며 4시즌을 보냈고 유럽 커리어를 마친 뒤 2015시즌에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박주영은 2022년에 울산으로 이적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올시즌 플레잉코치를 맡은 가운데 시즌이 끝나면 은퇴를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서울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전반 35분에 투입됐고 서울과 울산 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기성용은 박주영과 함께 서울과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했다. 특히 ‘양박쌍용’(박주영-박지성-이청용-기성용)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초 원정 16강의 성과를 이뤄냈다. 두 선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기성용은 “경기 전에 만났는데 깜짝 놀랐다. 대표팀에서나 서울에서나 제가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고 많은 걸 배웠던 선배가 올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박주영과 기성용 그리고 이청용까지 세 선수는 경기 후 만나 함께 대화를 나누며 사진을 찍었다. 박주영은 “아직 성용이랑 청용이는 몸이 좋아서 더 뛰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박주영/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은 “저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주영이형, 지성이형과 너무 즐겁게 축구를 했다. 벌써 시간이 흘러서 이런 위치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많다. 한편으로는 또 이걸 받아들이고 저희의 새로운 시작점이 올 것이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청용도 과거 박주영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2007년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 4-1 승리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택했다. 당시 박주영은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이청용도 두 개의 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기성용도 “저도 당시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때 주영이형은 이미 슈퍼스타였고 저는 햇병아리였다. 또 월드컵 첫 경기도 기억이 남는다. 또한 원정 16강 진출의 시발점이이던 그리스전도 있고 주영이형 때문에 동메달도 땄다. 정말 의지를 많이 했고 저한테 많은 걸 안겨준 선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왼쪽부터 고요한, 고명진,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은 마지막으로 박주영을 향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 크다. 서울에서 함께 은퇴를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쉬움이 있다. 그동안 대표팀과 K리그에 참 많은 걸 해줬다는 걸 다시 느꼈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주영이형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형의 도움을 받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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