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울산, 서정환 기자] 주민규(34, 울산)가 5년 전 우승불발의 아픔을 말끔하게 씻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는 ‘2024시즌 K리그1 36라운드’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연속골이 터져 강원FC를 2-1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승점 68점)은 2위 강원(승점 61점)과 승점 차이를 7점으로 벌리며 잔여 경기에 상관없이 K리그1 3연패를 확정지었다.
울산은 성남일화(1993-95, 2001-03년)와 전북현대(2017-2021년)에 이어 K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3연패의 왕조를 달성했다.
울산은 전반전 루빅손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후반 10분 만에 주민규의 추가골이 터졌다. 이명재의 롱패스를 이청용이 받아 주민규에게 정확하게 배달했다. 쇄도하던 주민규가 밀어넣어 승부를 갈랐다. 주민규는 K리그 10호골을 달성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에 선정된 주민규는 “오늘 경기가 중요했다.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하나돼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부진을 씻은 골이나 의미가 더했다. 주민규는 “저도 굉장히 힘들었다. ‘이렇게 길게 침묵할 수 있나’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돌아봤다. 그 시간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함께 해줘서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 축구란 스포츠는 팀스포츠라는 것을 느꼈던 3개월”이라고 돌아봤다.
주민규는 지난 2019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결정적 순간 우승을 못해본 멤버다. 그는 “아침에 이명재가 그런 소리를 해서 트라우마가 떠올라 짜증을 냈다. 명재가 웃으면서 견디는 스타일이고 전 진지하다. 긴장을 많이 했다. ‘또 설마?’ 했다. 저만 그랬던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은 자신감 있었다. 지금의 울산은 우승을 맛보니 어떻게 끌고가야 하는지 당연하다. 그것이 우승 DNA”라고 자신했다.
우승의 공은 아내에게 돌렸다. 주민규는 “오늘 집을 어깨 펴고 들어갈 것 같다. 하하. 항상 의기소침하게 집에 들어갔었다. 오늘 당당하게 아내에게 인사할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축구선수 아내가 쉽지 않다. 절 나아가게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