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주대은 기자(구리)] FC서울 린가드가 K리그를 경험한 소감과 조언을 전했다.
FC서울은 30일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GS챔피언스파크에서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린가드는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는 레스터 시티, 더비 카운티 등 임대를 거쳐 2015-16시즌부터 맨유 1군에서 뛰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로 A매치 32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득점을 기록한 경험도 있다.
다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린가드는 맨유에서 입지가 줄자 2020-21시즌 도중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를 떠났다. 그는 반시즌 동안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에 공헌했다.
맨유에 복귀했으나 린가드의 자리가 없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린가드는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그러나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계약이 종료됐다. 지난 여름엔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을 모색했으나 무산됐다.
린가드는 소속팀 없이 홀로 훈련에 매진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에버턴, 바르셀로나 등 유럽 구단과 연결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당시 린가드를 노렸던 팀만 20개가 넘었다. 그런데 린가드의 행선지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FC서울이었다.
린가드는 이번 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고 23경기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주장 완장을 대신 차기도 했다. 서울은 린가드의 활약에 힘입어 5년 만에 파이널 A에 진출했다. 포항 스틸러스, 울산 HD, 김천 상무를 차례대로 상대하는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를 밟을 수도 있다.
게다가 서울은 이번 시즌 홈 16경기 만에 434,426명의 최다 관중 기록을 달성했다. 남은 두 번의 홈 경기에서 65,574명의 관중이 찾아온다면, 유료관중 집계 이후 K리그 단일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자체 경신하고 더불어 50만 관중 시대를 열게 된다.
[이하 FC서울 린가드 미디어 데이 기자회견 전문]
-다가오는 포항 스틸러스전 출사표
일단은 목표를 전체적으로 이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즌을 돌아보면 홈 5연패를 기록하는 나쁜 시기도 있었다. 우리가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17라운드 울산 원정 경기가 팀에 중요했다. 0-2로 뒤진 채 전반전이 끝났는데 2-2까지 따라갔다. 그때부터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올라왔다. 그 이후 좀 더 좋은 축구를 하고 있고, 자신감이 붙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우리가 좋은 위치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좋았던 시기와 나빴던 시기가 있었는데, 팀 구성원과 팬들이 멋진 모습으로 잘 이겨냈다. 지금 우리는 잃을 게 없다. 자신감으로 가득 찬 채 세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강원전에서 자신감과 믿음이 부족했다. 다행히 우리가 직전 경기였던 수원FC전에서 이겨서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다. 우리 목표는 ACLE 티켓을 따는 것이다. 그 시작이 포항전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3경기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로 임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50만 관중 돌파 임박
내가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 순간이 아직 기억이 난다. 많은 팬들이 맞이해 주셨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첫 경기 때도 5만 명 이상이 경기장에 와서 응원해 주셨다. 시즌을 치르면서 놀랐던 건 원정 경기다.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감명받았다. 이런 부분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관중들이 많이 오실수록 우리는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느끼는 에너지 자체가 다르다. 팬들이 한 시즌 동안 보여주신 엄청난 응원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나는 수호신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ACLE에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번 주말에도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 올 시즌 멋진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김기동 감독과 함께 하면서 어떤 걸 느꼈나?
내가 느낄 때는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분명한 계획이 있다. 어느 감독이든 새로운 팀에서 시즌을 치르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 감독님, 선수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서로 간의 적응을 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시즌 중반부터 선수들이 감독님의 축구를 이해하는 걸 느꼈다. 개인적으로 감독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건 매니지먼트다. 선수들과 소통하는 부분에서 가장 좋은 장점을 가지셨다.
나도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일대일로 대화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감독 밑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축구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신뢰와 자신감이 올라왔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이 좋은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강원전에서도 새로운 빌드업 전술이 통하는 걸 보여주셨다. 이런 부분이 선수들의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는 감독님의 축구를 이해하고 있고, 감독님의 축구를 즐기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성용 평가
몇 번 뛰어봤다. 우리(맨유) 상대로 두 번이나 골을 넣었다. 그때 나는 어린 선수였다. 기성용이 기술적이고 책임감을 가졌다는 걸 영국에서부터 알고 있었다. 서울에 와서 합류 초반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어색함이 있을 때 내가 말을 할 수 있게 도와줬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리더십을 끌어내기 위해 도와줬다. 항상 훈련 끝나고도 선수들에게 말할 기회를 많이 줬다. 그러면서 내가 갖지 않았던 리더십을 끌어내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다.
부상이 있어서 힘들었겠지만, 주장으로서 팀과 함께하며 응원해 줬다. 정말 중요한 건 마지막 3경기다. 지난 경기에서 기성용이 복귀하면서, 확실히 라커룸에서 기성용의 존재가 크다는 걸 알았다. 나 말고도 무거운 목소리를 내는 선수가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요소다. 기성용은 나에게 주장으로서 리더로서 어떻게 팀을 이끌어야 하는지 많은 가르침을 줬다.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다.
-직접 느낀 뛰면서 K리그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한국에 왔을 때는 이 정도로 터프하고 힘들 줄 몰랐다. 이 정도로 많이 뛰고 싸우고 노력하는 분위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조금은 쉬운 마음으로 왔다. 첫 두 경기 이후 감독님이 날 강하게 비판하시고 나서 정신을 차렸다. (웃음) 그 이후로 경기를 뛰면서 자연스럽게 템포, 스타일, 리듬에 적응했다. 지금은 확실히 적응이 됐다.
K리그가 이번 시즌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영국은 정말 축구가 삶이다. 평일에도 경기장이 가득 찬다. 선수들과 축구 관계자 모두가 조금 더 확실하게 이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PL과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K리그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가 알려지는 첫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 더 알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노력한다면 조금 더 멋있는 리그가 되지 않을까.<저작권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