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관리 부실로 논란이 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잔디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한 오 시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사죄의 말을 전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부실을 지적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영상을 참고자료로 보여줬다. 이어 "서울시는 83억원의 잔디경기장 임대 수익을 받았는데 1억2,000만원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개장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간 국내 최다 A매치가 열리는 국가대표팀 전용 경기장 및 프로축구팀 FC서울의 홈 구장으로 쓰여왔다. 접근성에서는 비견할 바가 없기에 콘서트 전용구장으로도 애용되었다. 그러나 이에 따라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급기야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그라운드 문제를 직접 저격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FC서울 기성용은 이 문제를 특히 강조한 바 있다. 기성용은 지난 4월 김천상무전에서 승리한 뒤 "잔디가 너무 좋지 않다"며 "태국과의 2연전을 보셔서 아실 것이다. 홈 경기인데도 공이 불규칙하게 튀겼다. 잔디가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어려울만큼 좋지 않다"고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여기에 같은 팀 제시 린가드 역시 "잔디 문제가 심각하다"고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올해 축구 경기와 콘서트 대관을 진행하며 약 83억의 수익을 올렸지만, 잔디 관리에는 1억2,000만원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되던 잔디 문제는 한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한 차례 언급하며 크게 불거졌다. 손흥민은 앞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지난 9월 5일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잔디 상태로 인해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다"고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이후 손흥민은 11일 오만전을 승리한 후 술탄 카부스경기장의 잔디를 가리켜 한번 더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나도 좋다.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 더 자신있게 한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이 홈 경기장(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도 개선됐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15일 국내에서 이라크와 경기에 나서는 한국은 이번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 미르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전날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미르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를 가리켜 "중동 잔디하고는 좀 다르지만 선택은 나쁘지 않다"며 "경기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겠다"고 평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관리 부실을 사과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변명처럼 말씀드리면 올해는 폭염 탓에 다른 때보다 더 심하게 (잔디가) 훼손됐다고 한다"며 "내년엔 폭염을 완화할 쿨링팬 등 여러 과학적인 장치를 두려고 한다. 내년 예산을 더 많이 책정해놨다"고 전했다.
사진= 스타디움 DB, 연합뉴스, K리그<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