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왕세자 오신다!’ 삼엄해진 경비, 한국기자들 출입도 40분 걸려 [오!쎈 암만]

입력
2024.10.10 21:39
수정
2024.10.10 21:52


[OSEN=암만(요르단), 서정환 기자] 요르단의 비상식 행정은 상상초월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대표팀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다득점에서 앞선 요르단(1승1무, 4골)이 조 선두, 한국(1승1무, 3골)은 2위다. 한국이 조 선두를 탈환하려면 반드시 요르단을 잡아야 한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0-2 완패를 당했다. 역대 요르단전적에서 한국이 3승3무1패로 앞서고 있다.

[사진] 승리를 자신하는 요르단 팬들

16명의 한국취재진도 경기를 2시간 30분 앞두고 경기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입장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요르단축구협회가 기자증을 늦게 제작해 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대한축구협회 기자증을 보여주는 등 우여곡절 끝에 기자증을 전달받아 겨우 입장했다.

하지만 난관이 계속됐다. 기자증이 발급된 사람은 대한축구협회가 신원을 인증한다. 하지만 요르단관계자들은 기자 한 명씩과 명단을 일일이 대조했다. 이후 군인이 나서 삼엄하게 소지품 검사까지 실시했다. 기자 한 명당 입장하는데 3-4분이 더 소요됐다. 결국 한국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취재진 입장에 40분이 걸렸다. 

FIFA나 AFC 규정을 완전히 무시한 절차였다. 심지어 월드컵에서도 이렇게 삼엄하게 몸수색을 하지 않는다. 경기장 환경도 열악하다. 기자석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다. 

[사진] 요르단에서 한국은 적이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경기장에 알 후세인 빈 압둘라 요르단 왕세자가 관전을 오기 때문이다. 요르단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며 경계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요르단축구협회는 한국선수단의 버스에 경찰호위까지 붙이면서 대회개최에 만전을 기했다.

요르단 팬들도 경기시작 2시간을 남겨두고 입장을 시작했다. 2만 5천명을 수용하는 암만국제경기장에 팬들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한국선수단은 한국에서 온 붉은악마 200명을 포함해 현지교민 400여명이 합세한 600여명 규모다. 한국응원단이 대형 태극기를 펼치자 요르단 팬들이 격정적으로 야유를 퍼부었다. 

한국취재진과 마주치는 요르단 팬들마다 “요르단 윈!”을 외쳤다. 요르단은 금토가 휴일이라 목요일 저녁이 가장 붐빈다. 축구가 국기인 요르단은 벌써부터 국가 전체가 축제분위기다. 안방에서 한국을 잡고 기분 좋게 주말을 맞겠다는 생각이다.

[사진] 대형태극기가 등장하자 야유하는 요르단 팬들

대한축구협회에서 정몽규 회장과 최영일 전력강화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한국은 손흥민 없이 적진에서 승리를 노린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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