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막으려는 중국 수비, 왼발로 뚫어낸 이강인···풀타임 공격수 아닌데 ‘A매치 29경기 만에 두자릿수 득점’

입력
2024.06.12 14:07


‘왼발의 해결사’로 불려도 손색없다. 이제 한국 축구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강인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16분 선제 결승골을 넣어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은 지난 6일 싱가포르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은 데 이어 6월 A매치 2경기에서만 3골을 추가했다. 이강인은 지난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말레이시아전(3-3무) 이후 5개월 만에 득점포를 재개했다. 그리고 2023년 10월 튀니지와의 A매치에서 2골로 데뷔골을 기록한 이후 8달 만에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채웠다. 이강인의 10골은 A매치 29경기에서 나왔다.

나이로는 만 22세에 A매치 10호골을 채운 손흥민(토트넘) 보다 1살 늦었지만, 경기수로는 무려 11경기나 앞당긴 기록(손흥민 40경기)으로 순도가 높다. 이강인의 포지션이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전천후 미드필더인 점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득점 페이스다. 이강인은 최근 10경기에서 6골(3도움)을 몰아치며 대표팀의 확실한 득점원으로 자리잡았다.

패스와 슈팅을 겸비한 이강인 왼발의 압도적인 기량을 확인하는 무대였다. 오른쪽 측면 자원으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15분 중원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손흥민(토트넘)의 움직임을 보고, 한 번에 상대 수비진을 가로지르는 감각적인 로빙패스를 연결했다. 이은 손흥민의 땅볼 크로스가 수비에 굴절됐지만, 마침 뛰어드는 이강인 쪽으로 흘렀다. 이강인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뚫어냈다.



이강인의 번뜩이는 패스 센스에 더해진 정확한 왼발 킥 능력은 ‘알아도 막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테크닉이 뛰어나다. 소속팀에서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답답한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무기로 인정받는다.

다만 중국전 전반에는 이강인의 왼발을 두서너 명이 붙어 집중 마크하는 수비에 좀처럼 찬스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숙제도 안았다. 밀집 수비를 펼친 중국 수비진은 오른발을 쓰는 빈도가 낮은 이강인의 오른편 수비를 비워두면서 왼발에서 결정적인 슈팅과 패스를 내주지 않으려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이강인이 왼발을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선수들의 공간 활용 움직임도 다소 부족해 이강인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이강인의 결정적인 패스는 후반 선수 교체와 함께 조금 중앙으로 움직임 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대길 본지 해설위원은 “(손흥민에게 연결된)패스에서 볼 수 있는 이강인의 천재성은 놀라울 정도”라고 극찬했다.

이강인은 다양한 패턴을 통해 상대 집중 견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싱가포르전 전반 9분 선제골도 상대가 집중 마크하는 왼발을 피해 오른발로 골을 넣었다. 왼발 드리블 페이크로 수비수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나서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한 템포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향후 대표팀에서 이강인에게 몰린 집중 수비를 분산시킬 다양한 전술적 변화나 움직임까지 뒷받침된다면 이강인의 왼발은 더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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