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클린스만 노쇼' 축구계 리더가 뒤로 숨으니...자유토론 → 15일 논의도 화상으로 시간만 지체

입력
2024.02.13 20:29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연합뉴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당사자와 책임자가 모습을 감췄다. 주요 결정권자가 부재한 회의이기에 알맹이 없이 뻔한 이야기로 마무리될까 우려가 크다.

대한축구협회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총정리하는 시간에 돌입했다. A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앞세워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목표로 했으나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4강 진출의 성적은 역대 최고 전력이라고 풍겼던 기대감에 결코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대회 내내 클린스만호가 보여준 경기력은 선수단의 높은 이름값을 대변하지 못했다.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기에 모래알처럼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준 데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을 물으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자신감과 달리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조 1위 통과에 실패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말레이시아와 6골을 주고받는 기분 나쁜 명승부까지 펼쳐야 했다. 토너먼트 들어서는 패배 직전 선수들의 기량에 힘입어 목숨을 부지하는 모습이었으나 요르단과 준결승을 끝으로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요행이 막을 내렸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연합뉴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연합뉴스

4강의 성적에도 대표팀은 불명예 기록을 여럿 썼다. 조별리그 6실점을 비롯해 총 10골을 허용하면서 이번 대회 최다실점(공동) 팀에 올랐다. 한국이 아시안컵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허용한 굴욕적인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요르단전 유효슈팅 0개도 그동안 찾아보지 못했던 치욕적인 대목이다.

우승을 자신하며 출항한 클린스만호가 목표 달성에 실패한 데 이어 여러 문제점까지 노출하며 향후 항해에서 풍랑 속으로 빨려 들어갈까 우려가 커졌다. 당장 3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재개해야 하는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휘봉을 지속해서 맡길 수 있을지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족한 지도력 못지않게 불성실한 태도도 경질론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요인이다. 부임 후 1년의 시간 동안 외유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한국에 처음 부임할 때 풀타임으로 상주하며 선수 파악에 몰두하겠다고 말했으나 점차 미국 및 유럽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잦은 외유로 말썽을 일으켰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곽혜미 기자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곽혜미 기자

대표팀 근무를 원격으로 하는 데 팬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이와 관련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8월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에 따른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왜 감독이 한국에 없나'하고 의문을 던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탓할 생각은 없다"며 "더 큰 그림에서 생각한다. 차두리 코치와 얼마나 많은 소통을 하는지 잘 모르실 것이다. 결코 쉬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준비 과정과 발전하는 모습을 가린 탓에 결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감독 역시 결과를 지켜보라는 입장이다. 비판적인 여론에 정면돌파라도 하듯 거센 불만 여론에 "아시안컵이 기준점이 될 것이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감독의 숙명"이라고 정면돌파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4강 탈락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준결승에 진출했기에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얼마나 어려운 대회였는지 몸소 느꼈다. 중동에서 개최하다보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팀들이 고전했다"며 "그럼에도 4강 진출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해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했다.

근태 문제 역시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다. 선수단과 귀국하자마자 바로 미국 자택으로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직접 "한국으로 돌아가 아시안컵을 분석할 것"이라고 했지만 자신의 휴가가 먼저였다. 짧은 휴식 후 국내로 돌아와 업무를 재개하면 모르겠지만 유럽으로 넘어가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경기를 관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컵 내내 유럽파가 아닌 국내파 파악이 부족했던 모습을 보였던 만큼 이해가지 않는 업무 방식이었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대한축구협회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대한축구협회

결국 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의 거취를 포함하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13일 오전 10시부터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회의를 열었다.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정가연 홍보실장은 "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를 시작으로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이번 주 내로 전력강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고, 최종적인 결정사항은 조속히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사자와 결정권자가 부재한 탓에 얼마나 치밀하게 의견을 논할지 알 수 없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경기인 출신의 전문위원들이 대회를 보며 느낀 점을 자유롭게 다뤘다. 전반적인 부분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관련해서는 추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전력강화위원은 뮐러 위원장을 비롯해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정재권 한양대 감독 등이다.

다만 현직 사령탑이라 동계 훈련 및 경기 일정 문제로 위원회 희의 일정을 놓고 15일과 16일 중에 논의가 이어졌다. 오랜 이야기 끝에 원격 회의로 가닥이 잡혔다. 축구협회는 "오는 15일 오전 11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 클린스만 감독과 뮐러 위원장 외 위원 7명, 총 9명이 참석한다"며 "클린스만 감독 및 위원 몇 명은 화상으로 참석한다"라고 밝혔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에 대한 결정 사항이 정해지는 대로 고위층 수뇌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을 밟는다. 결국 최종 결정권자는 임원회의에 불참하며 아시안컵 논란을 피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이다. 축구협회는 최대한 빠른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으나 정몽규 회장이 계속해서 뒤로 물러날 경우 북중미 월드컵 예선과 맞물려 결단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축구팬들이 축구협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가워졌다. 집회 시위도 진행됐다. 이날 오전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도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 선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연봉 기준 공개하라'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모레까지 축구회관 앞에서 시위를 한 뒤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집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3일 오전 서울경찰청에 정몽규 회장을 업무상 배임, 업무 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독단적으로 선임한 게 주된 이유다.

정치권 역시 여권 중진급을 중심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소리친다. 정몽규 회장의 아쉬운 대응에 각계각층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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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키톡 15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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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로리
    일처리 끝까지 엉망이네요 클린스만 해임으로 우선 수습 시작을 하는 편이 낫겠어요
    17일 전
  • 다꾸다꾸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나오지 않고 이게 무슨 일인지.. 너무 무책임하네요
    17일 전
  • 달범쪼
    둘다 무책임하네요~
    17일 전
  • 라온힐조
    정말 무책임하네요 더 실망할 것도 없지만 참... 빨리 이상황이 잘 마무리되길 바랍니다
    17일 전
  • 엘루
    부끄러운줄 모르고 당사자들이 뒤로 숨다니
    17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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