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인천의 새 주장, 그리고 초보 유튜버 이명주의 목표 "축구로 행복 전하고 싶어"

입력
2024.02.13 12:30
이명주(인천유나이티드). 조효종 기자

[풋볼리스트=창원] 조효종 기자= 이명주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축구, 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4위, 5위로 최근 두 시즌 연속 K리그1 파이널A에 진입했다. 근소한 차이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놓쳤지만, 지난 시즌 성과도 의미도 컸다. 개막 후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10위에 처져있었는데 난관을 극복하고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ACL을 병행하며 이뤄낸 반등이었다. 8년 만에 FA컵 준결승 무대를 밟기도 했다.

인천이 '생존왕'으로 불리던 때를 넘어 어엿한 강팀으로 도약하는 시기, 인천 전지훈련지에서 2024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이명주를 만났다. 주장직을 맡게 된 배경, 팀의 미래까지 내다보며 다지는 새 시즌 각오, 그리고 갓 한 달이 넘은 초보 유튜버로서의 도전에 대해 들어봤다.

- 동계 훈련이 시작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지난 시즌 부상이 잦았다. 부상이 그렇게 많았던 적이 없었는데 한 달 두 달씩 다쳤다.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몸무게를 73, 74kg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을 때 몸무게다. 체중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려고 한다. 몸에 무리가 덜 가도록 해서 부상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몸무게를 맞춰놓은 건가?) 아니다. 쉽지 않더라(웃음). 아직 개막까지 시간이 남아있다. 해야 한다. 작년에 다쳤던 부위는 이제 괜찮아졌다. 문제 없이 운동할 수 있다.

- 지난 시즌 가장 좋았던 점을 꼽아본다면

시즌 초반 힘들었던 상황을 극복하고 파이널A에 들었다는 것이다. 어떤 팀들이나 고비가 있다. 시즌 초반 좋았다가 결국 안 좋아지기도 한다.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인천은 대개 못 넘었던 것 같다. 작년엔 인천 구성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냈다. 팀이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이명주(인천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 사실 인천이 어려웠던 시기에 대해 잘 모르는 것 아닌가. 입단 후 2년 연속 상위권에 올랐다. 본인이 좋은 기운을 가진 걸까

그렇진 않다(웃음). 인천에 올 때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 선수 구성을 봤을 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기 전에 이미 (김)광석이 형, (강)민수 형, (김)창수 형, 그리고 (오)재석이 형이랑 (정)혁이 형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다들 축구로 성공한 사람들이지 않나. 그 선수들을 보고 다른 선수들, 후배들이 많이 배운 것 같다. 승리의 기운이 퍼졌다.

- 아쉬웠던 점으로는 기대가 컸던 신진호와의 재결합이 잘 가동되지 않았던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부상이 많이 아쉬웠다. 번갈아 다쳤다. 내가 다치고 복귀할 때쯤 진호 형이 다치는 식이어서 초반에만 조금 같이 뛰었던 것 같다. 진호 형은 운동장 안팎에서 축구 생각만 한다. 진호 형이 오고 나서 '나도 저렇게 축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노력도 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 축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진호 형이 복귀를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돌아온다면 함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 새 시즌을 앞두고 책임감이 더 커졌다. 주장직을 맡게 됐는데

작년에 부주장을 하면서 올해 자연스럽게 주장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시즌 끝나고 내가 주장으로서 팀에 도움이 될지 고민했다. 직을 내려놓고 뒤에서 파이팅 불어넣으면서 주장을 돕는 게 팀을 위해 더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처음 주장직을 제안하셨을 때 사양했는데, 감독님과 미팅을 몇 번 더 했다. 감독님께서 '큰 부담을 갖거나 너무 잘할 생각하지 마라. 하던 대로 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다. 그냥 네 모습을 보여줘라'라고 하셨다. 그 말씀에 용기를 얻고 공감도 해서 주장직을 맡기로 했다.이명주(가운데, 인천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부주장 김도혁을 직접 지명했다고 들었다

코치 선생님들도 도혁이를 생각하셨을 거다. 처음 왔을 때부터 도혁이에게 많이 의지했다. 잘 맞는다. 나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기도 하다. 주장을 하다 보면 스스럼없이 고민을 털어놓을 동료가 필요한데, 내겐 도혁이가 딱이라고 생각했다. 도혁이도 내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면 언제든지 거침없이 말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최근 유튜브 개인 채널을 시작했더라. 앞서 블로그 활동도 하고 있었는데, 여러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군 복무를 할 때 여러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전까지는 밥 먹는 것 외에는 축구만 생각했다. 그 덕분에 잘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서른이 넘어가면서 다음 인생에 대한 준비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퇴 이후 삶을 고민하며 책을 읽다가 여러 가지를 접하게 됐고,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다. 먹는 것, 그리고 운동하는 거더라. 운동을 매개로 삼아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싶었다. 그러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올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같이 운동도 하고 축구도 하면서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

- 이제 한 달 정도 된 거 같은데, 유튜버로서의 삶은 어떤가

신경 쓸 게 많더라. 편집은 편집자님께 맡기고 있다. 배우는 것도 쉽지 않고 시간이 많이 가는 일이니까. 영상은 주로 내가 찍는데,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 주러 오실 때가 있다. 본업인 축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가 시간을 활용해 준비한다. 구단에도 말씀을 드렸다. 혹시 팀에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업로드 전에 피드백도 받고 있다. 지금까진 재밌게 하고 있다.이명주(인천유나이티드). 조효종 기자

- 카메라가 낯선 직업은 아니지만, 개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직접 영상을 찍는 건 다른 이야기일 텐데. 소위 말하는 '유튜브 각'도 볼 줄 알아야 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편집자님께 매일 혼난다. '왜 이렇게 했냐', ''마이크는 왜 안 달았냐'…(웃음). 카메라로 찍는 것도 아직 적응 못했다. 확실히 이것도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생각을 하면서 찍어야 하지 않나. 너무 몰두하면 축구에 지장이 갈 수 있으니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해보고 있다.

- 먼저 유튜브를 시작한 선수들도 있다. 선배 유튜버들에게 조언은 구했는지

'우즈벡 용병' 채널을 하고 있는 김보용 선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자기꺼 보고 참고하라고 하더라(웃음). 어떤 카메라를 사야 하는지 다 추천해 줘서 그대로 사서 쓰고 있다. 덕분에 용기를 얻어서 시작할 수 있었다.

- 콘텐츠를 같이 찍을 계획은 없나. 초보 유튜버들이 미리 자리 잡은 유튜버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최근에 시작했다 보니 시간이 안 맞아서 연락을 못 해봤다. 지금 상황을 봐선 힘을 조금 받아야 할 것 같다(웃음).

-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오자. 매년 그랬지만, 올해는 인천에 정말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다. 3년 연속 상위권에 오르면 강팀 이미지를 굳히고 꾸준히 위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을 텐데

맞다. 일단 시민구단이라서 성적이 잘 나와야 시에서 투자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이번 시즌을 잘 치르면 더 좋아질 것이다. 클럽하우스도 생겼고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 서로 오고 싶어 하는 팀이 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팀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노력하고 있다.인천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선수단 경쟁력이 높아진 것 같다. 올해는 '2년 연속 K리그1 베스트11'에 포함됐던 요니치도 복귀했다

선수단에 자신 있다. 훈련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특히 요니치 가 합류한 수비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요니치가 훈련할 때 몸을 사리지 않더라. 다른 선수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몸풀기로 공 돌리기, 론도 훈련을 한다. 보통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로만 하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요니치가 오고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집중하지 않으면 바로 와서 부딪쳐 버리니까 공을 빨리빨리 넘겨야 한다. 굉장히 긍정적인 모습이다.

- 이번 시즌 목표는?

개인적으론 늘 우승이 목표다. 인천에 왔을 때부터 항상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선수 구성 등을 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인 팀 목표는 3년 연속 파이널A 진출, 나아가 다시 한 번 ACL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저작권자 Copyright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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