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이제는 웃어도 되겠죠?'
KIA 박찬호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9연승에 힘을 보탰다. KIA가 9연승을 기록한 건 지난 2013년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3730일 만이다.
시종일관 박찬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장난치며 웃을만큼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박찬호는 일부 팬들의 트럭 시위를 받을 만큼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당시 KIA 팬들은 'KIA 타이거즈 유격수는 한 남자에게만 허락된 자리인가'라는 현수막을 걸고 박찬호를 유격수 자리에서 내리고 부상에서 복귀하는 김도영을 유격수로 써야 한다고 항의했다.
물론 일부 팬들의 주장이긴 했지만, 6월까지 박찬호의 성적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5월 이후 조금씩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4월만 해도 타율이 0.181에 불과했다. 이렇게 힘겨운 시간을 보낸 박찬호와 김종국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김종국 감독은 꿈쩍하지 않았고 자신의 신념대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 두 선수가 테이블세터를 구축한 뒤 KIA의 타선은 불타올랐고 8월 후반부터 지난 경기까지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리게 됐다.
연승 기간 KIA의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한 건 박찬호였다. 현재 그는 타율 0.304 119안타 61득점 46타점 27도루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뷔 후 첫 3할 타자가 되어가는 중이다. 특히 지난달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3 34안타 6도루 출루율 0.466 OPS 0.949로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7월 이후 폭발하기 시작한 박찬호는 유격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노리고 있다.
한때 팬들의 트럭 시위까지 받았던 유격수는 시련을 이겨내고 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되었다. 가을야구 진출, 데뷔 첫 3할 타율, 통산 세 번째 도루왕, 첫 골든글러브까지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박찬호다.
이제 그는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해 오늘도 치고 달린다.
[KIA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박찬호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