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손상으로

최소 4주 결장

꼬여버린 타순에

수비 공백도 문제

윤도현·변우혁 등 백업 투입

위즈덤, 3루 기용 가능성도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이 개막 당일 전열에서 이탈하며 2연패를 향한 KIA의 여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김도영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시즌 출발과 함께 KIA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KIA 구단은 23일 “어제 1차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고 서울 병원 2곳에 영상을 보내 추가 확인을 했다”며 “병원 3곳 모두 왼쪽 햄스트링 손상 1단계로 진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려했던 것보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며 “정확한 복귀 시점은 2주 후 재검진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지난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개막전에서 3회말 좌완 로건 앨런을 상대로 3루수 옆을 뚫는 안타를 쳤다. 1루를 향해 힘껏 달리던 김도영은 베이스를 찍고 2루까지 노리려 돌다가 급히 속도를 줄였다.

이 ‘멈춤 동작’ 때문인지 김도영은 귀루 후 왼쪽 허벅지를 붙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더는 경기를 뛰지 못하고 절뚝거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김도영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 23일에는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 시점을 특정할 순 없지만 보통 햄스트링 손상 1단계의 경우 복귀에 4주 정도 소요된다.

전력의 핵심 중 핵심을 잃은 KIA의 분위기는 좋을 수가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23일 “김도영이 다쳐서 잠이 잘 안 오더라”라며 “김도영이 복귀할 때까지 선수들과 힘을 내서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김도영의 부상 장면에 대해 “한 베이스 더 가서 팀에 도움이 되려고 달리다가 나온 부상”이라며 “열심히 하다 다친 건 존중하지만 팀의 중심 선수인 만큼 조심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도영은 득점 기회를 만들고 해결할 능력까지 갖춘 타선의 핵심이다. 지난해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43득점 109타점을 기록하고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 ‘슈퍼스타’로 올라섰다. 김도영을 중심으로 최적의 타순을 짠 이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최후의 보루로는,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이 김도영의 포지션인 3루수로 뛰는 장면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이기기 위해 어떤 라인업을 구성해야 할지 고민된다. 일단 윤도현을 3루수로 기용할 예정이지만 고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3루수로 뛴 경험이 있는 위즈덤에게 3루 펑고 연습을 시켜봤다. 2군에 있는 변우혁도 3루 수비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100억원대 유니폼 판매액을 기록한 김도영은 팀 성적뿐 아니라 인기에도 큰 지분을 차지한다. 김도영의 부상은 KIA뿐 아니라 프로야구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에서 김도영의 부상 상황을 지켜본 상대 팀 이호준 NC 감독은 “김도영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정말 많더라”라며 “김도영 같은 선수가 다치면 프로야구 전체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전날 자신의 SNS 계정에 “부상은 온전히 제 잘못입니다.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한 경기 만에 사라져서 죄송합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꼭”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