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가치 증명한 한화 심우준…'친정팀' KT에 비수 꽂았다

입력
2025.03.22 17:04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기대했던 수비와 주루에, 예상 못 했던 타격까지. 심우준(30)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부터 펄펄 날며 '50억원'의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해까지 동고동락했던 친정팀 KT 위즈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심우준은 22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전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4타석 3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 1볼넷 1도루 등을 기록,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심우준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렀다. 지난 시즌까지 KT에서 뛰던 그는 FA 자격을 얻은 뒤 한화와 4년 50억원의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이적 후 첫 경기부터 KT를 만나게 됐다. 그것도 작년까지 홈구장이었던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경기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같이 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가치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했던 심우준은, 이날 펄펄 날아오르며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심우준은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타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1루 측의 '친정' KT 팬들, 3루 측의 '새 둥지' 한화 팬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호투를 이어가던 KT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며 연거푸 4개의 볼을 던졌고, 심우준은 침착하게 골라냈다. 심우준의 장기인 주루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마련된 순간이었다.

김태연의 타석에서 큰 폭의 리드로 헤이수스의 신경을 거스르던 심우준은, 끝내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이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김태연은 10구 승부 끝에 빗맞은 안타를 만들어냈고, 심우준은 홈으로 파고들었다. 한화가 1-2로 추격한 순간이었다.

5회말엔 수비에서 빛났다. 선발 코디 폰세가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가 된 상황, 김민혁의 타구가 2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다소 빗맞은 타구는 느리게 굴러갔는데, 2루수 안치홍에게 공을 넘겨받은 심우준은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레이저 송구'로 병살타를 완성했다.

투수 폰세도 손뼉을 치며 기뻐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심우준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기까지는 한화가 기대한 '심우준 효과'였다. 심우준이 주루와 수비에서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였고,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이 부분에서 심우준의 역할이 크다고 봤다.

그런데 7회초, 심우준이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대타 황영묵의 1타점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2사 후 심우준의 타석이 돌아왔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던 KT 김민수를 상대한 심우준은,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공을 밀어 쳐 우중간 안타로 만들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심우준은 지체없이 2루까지 내달렸다.

'이적생' 심우준의 역전 적시타였고, 한화는 이후 이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화가 심우준을 영입할 때 50억원은 지나친 금액 책정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수비와 주루는 검증됐지만, 타격 능력을 고려하면 '오버페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비록 첫 경기이긴 하지만 심우준은 모두의 시선이 주목된 개막전에서, 그것도 친정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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