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1982년생 베테랑 투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올해 첫 실전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였다.
오승환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오승환의 투구수는 22개(스트라이크 16개, 볼 6개)로, 최고구속은 144km/h를 나타냈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을 경기 명단에 포함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오늘(13일) 처음으로 출격한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두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승환이 구원 등판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왔고, 관중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홍창기를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지만, 신민재의 몸에 맞는 볼과 오스틴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1사 1·2루에서는 문보경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내주면서 2루주자 신민재, 1루주자 오스틴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승환은 후속타자 박해민에게 1루수 땅볼을 끌어낸 뒤 2사 3루에서 구본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이주헌의 타석에서 1루주자 구본혁을 견제사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지만, 활짝 웃을 수는 없었다.
1이닝을 던진 오승환은 8회초를 앞두고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투수들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삼성은 LG에 5-10으로 패배했다. 삼성이 올해 시범경기에서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인 '리빙 레전드' 오승환은 1군 통산 726경기 794⅔이닝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긴 했지만, 2021년부터 4년 연속으로 5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58경기 55이닝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을 마크했다. 오승환이 4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끝낸 건 2010년(4.50) 이후 14년 만이었다. 삼성은 오승환이 후반기에도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고,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승환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시즌을 준비한 오승환은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 등판하진 않았으나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삼성 관계자는 13일 LG전을 앞두고 "오승환은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에 등판하진 않았으나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3월 1일부터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아픈 건 아니었다"고 현재 오승환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올해 첫 실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과제를 남겼다. 정규시즌 개막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오승환이 남은 기간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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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