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볼러’ 김서현은 직구만 빠른 투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입력
2025.02.07 14:30


김서현(21·한화)은 2023년 4월19일 대전 두산전을 통해 데뷔했다. 야구장은 그해 ‘전체 1순위’ 고졸 신인 김서현의 등장에 술렁였다. 연습 투구 때 시속 150㎞ 중반대 구속이 전광판에 찍히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김서현은 최고 시속 157.9km 빠른 공을 앞세워 1이닝 2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프로 첫해 강속구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서현은 지난해 전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다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프로 3년 차 김서현은 직구만 빠른 투수로 남고 싶지 않다.

프로는 빠른 공만 던져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누구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김서현도 꽤 오래 시행착오를 겪었다. 루키 시즌 20경기(22.1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 7.25에 그쳤고, 2024시즌 전반기까지 잦은 투구 폼 변화에 따른 제구 문제를 노출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를 만나 자신감을 되찾은 김서현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자기 투구에 맞는 밸런스를 찾으며 37경기(38.1이닝) 1승2패 10홀드 평균자책 3.76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이 끝난 뒤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선발돼 4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했다.

2025시즌 김서현의 목표는 ‘풀타임 승리조’로 뛰는 것이다. 그는 “아직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더 잘해서 ‘완벽한 필승조’가 되고 싶다”며 “중요한 순간 등판해 위기를 막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가 말했다.

한 시즌 내내 ‘승리 지킴이’로 활약하려면 안정감 있는 투구가 필요하다. ‘밸런스 유지’를 키포인트로 꼽은 김서현은 “컨디션과 마운드, 날씨 등에 영향을 받으면 투구 밸런스가 항상 일정할 순 없다”면서도 “환경이 달라도 최대한 비슷한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서현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밸런스를 잡는 운동과 함께 변화구 완성도를 높이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투 피치’ 투수에 가까웠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슬라이더를 보유했지만,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 ‘새 무기’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는 “떨어지는 구종을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대표팀에서 최일언 코치님께 조언을 얻은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연습하겠다”고 전했다.

김서현이 일정한 투구 밸런스를 갖추고, 슬라이더 외 구종까지 추가하면 그의 강점인 빠른 공의 위력도 배가 된다. 김서현은 “구속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 구속이 빠르다고 변화구를 못 던지는 건 아니”라며 “작년에도 변화구를 많이 쓰면서 재미를 봤다. 올해도 직구만 빠른 투수가 아닌, 직구가 빨라도 변화구 제구가 되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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