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2025시즌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이 팀의 리모델링이다. 20년 가까이 팀의 간판 역할을 해온 김광현(37)과 최정(38)의 뒤를 이을 선수 발굴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중에서도 포수 자리가 중요하다. SSG는 몇 년째 이재원(37·현 한화 이글스), 김민식(36), 이지영(39)이 안방을 지켰다. 베테랑의 기량이 좋기도 했지만, 치고 나오는 어린 포수도 없었다.
올해는 다르다. 기대를 모으는 신인 이율예(19)를 비롯해 조형우(23), 신범수(27)가 가능성을 내비치며 선배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진행 중인 SSG의 1군 스프링캠프에는 30대 포수가 없다. 김민식과 이지영이 가까운 일본에서 몸을 만들기로 하면서 이율예, 조형우, 신범수가 1군 캠프에 참가했다.
이숭용 감독이 2025시즌 젊은 포수에게도 많은 출장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천명하면서 베로비치는 포수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수많은 포수를 키운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가 SSG에 합류하면서 기대가 크다. 세리자와 코치는 당근과 채찍으로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도 코치진의 눈도장을 찍어야 개막 엔트리 진입을 노릴 수 있는 만큼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크다.
선수별로 장점은 다르다. 조형우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정확한 송구 능력을 보유했다. 이미 프로에서 4시즌을 경험한 만큼 경기 운영 능력도 갖췄다.

신범수는 어깨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수비 정확도가 뛰어나다. 특히 공격력에서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있다.
이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이율예는 패기가 무기다. 특히 조형우와 신범수에 비해 적극적이면서도 선이 굵어 '제2의 강민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포수는 8개의 야수 포지션 중 가장 체력 소모가 많은 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세리자와 코치는 "조형우와 이율예, 신범수는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다. 현재 가장 강조하는 건 체력이다. 다치지 않는 강한 몸이 있어야 주전 포수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을 지도할 때는 코치가 스스로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며 "그렇기에 내가 먼저 나서서 훈련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 내가 솔선수범하다 보면 선수들도 열심히 하면서 기량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세리자와 코치의 바람대로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선배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번에는 모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붙박이 1군 자리를 노린다.
신범수는 "타격도 중요하지만, 포수는 감독님에게 수비로 믿음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캠프 가기 전부터 오전에는 서울에서, 저녁에는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훈련했던 게 도움이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선전포고했다.
조형우 역시 "2024년(19경기 출전)은 아주 아쉬웠다. 올해는 내 능력을 잘 펼쳐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의욕을 전했다.
막내 이율예의 각오도 대단하다.
이율예는 "비활동 기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며, 힘을 키웠다. 체중도 5㎏ 늘려 배트 스피드를 높였다"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 다른 팀 신인들과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겠다. 신인왕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