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통합우승팀 KIA의 2025년도 재계약 대상자 연봉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202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의 협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IA는 김도영의 2024년 활약상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대개 연봉 협상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한 데다 김도영의 성적과 팀 공헌도가 너무 압도적이라 그런 논란도 잦아들 수 있다는 여유가 있다. 다만 선수의 눈높이와는 다를 수는 있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다. KIA가 2025년 연봉 시나리오대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통 통합우승 정도의 큰 대업을 차지한 팀들은 핵심 선수들에게 후한 대접을 해주기 마련이다. KBO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은 팀 성적으로 전체 파이를 정하고, 고과대로 그 파이를 나눠 갖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KIA는 정규시즌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으니 당연히 타 팀에 비해 그 파이가 크고 실하다.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김선빈 김태군 등 프리에이전트(FA) 및 비FA 다년 계약으로 묶여 있는 선수들은 올해 연봉이 일찌감치 결정되어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인상 요인이 많다. 한 선수의 테이블만 집중하면 안 된다. 전체적인 숲을 보고 진행해야 한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시대라 더 그렇다. 샐러리캡 상한선을 넘어서면 그에 따른 제재를 받는다. KIA는 상한선까지 별로 여유가 없는 대표적인 구단이다. KBO의 2024년 현황 발표에 따르면 KIA의 지난해 경쟁균형세 기준 금액은 112억4900만 원으로 98.5% 정도를 소진했다. 2025년도 경쟁균형세 상한선 기준이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전년 대비 올라가기는 하지만, KIA도 이 여유를 지금 다 소진하기는 어렵다. 여유를 둬야 시즌 중반 혹시 모를 트레이드에도 대비할 수 있고, 2025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많아서다.
경쟁균형세 기준 절대 금액은 약 23억 원 정도가 올랐다. 이 23억 원의 여유는 올해 연봉 협상에서 상당 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연봉 인상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김도영 협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도영은 자타가 공인하는 2024년 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시즌 141경기에서 나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14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67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에릭 테임즈에 이어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에 끝까지 도전한 것은 KIA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화제가 될 정도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 김도영의 2024년 연봉은 1억 원이었다. 2022년 데뷔해 2024년 3년 차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올해는 확 오를 것이 확실하고, 관심은 얼마나 오르느냐다. KIA는 김도영이 통합우승에 큰 공헌을 한 만큼 그에 대한 고과를 인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일단 첫 기준점은 2020년 이정후(당시 키움·현 샌프란시스코)가 가지고 있는 KBO 4년차 최고 연봉이다. 이정후는 당시 3억9000만 원을 받았고, 김도영 측은 당연히 그 이상을 바란다. KIA도 이를 넘어서는 대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이상은 협상의 영역으로 보인다. 김도영 측은 일찌감치 원하는 액수를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김도영이 연봉 협상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보고 협상 순번을 가장 뒤로 빼놨다. 협상은 시작된 가운데 현재 양쪽의 첫 제시액에서 조정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4억 원을 기준으로 삼기에는 이미 이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고, 5억 원이라는 상징적인 벽을 돌파하느냐, 그렇지 않다면 얼마나 다가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KIA는 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이번 연봉 협상을 면밀하게 시뮬레이션했다. 구단 고과 시스템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로 나눠 2025년 팀 연봉을 예상했다. KIA는 경쟁균형세 오버는 없다는 방침이다. 그런 수준에서 협상이 끝날 수 있다는 계산도 이미 다 끝냈다. 아마도 김도영에게 제시할 연봉도 어느 정도의 범위를 정해놓고 일찌감치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23년 통합 우승팀이었던 LG는 팀 구조상 한 번은 제재를 털고 간다는 계획이었다. 경쟁균형세 상한액을 1회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50%를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LG는 2024년 상한액 대비 24억2978만 원을 초과해 12억1489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냈다. LG는 다년 계약이 되어 있는 주축 선수들의 연봉을 2024년에 몰고, 대신 2025년부터는 팀 연봉을 낮춰 1회 초과 제재로 끝낸다는 구상을 실현했다. 1회 초과는 돈으로만 내면 되지만, 2회 연속 초과하면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발전기금으로 내야 함은 물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하며 드래프트 전략까지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KIA는 2025년 경쟁균형세 상한액을 넘기지 않는다는 확실한 방침에 따라 이번 연봉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미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1차 캠프를 마련하는 KIA는 캠프 출발 전까지 모든 선수와 협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