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미래의 국가대표 4번 타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2024년 부진을 딛고 2025년을 정조준했다. 후반기 출루율이 상승하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 ABS) 적응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노시환은 202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131경기에 출전해 514타수 153안타 31홈런 85득점 101타점 타율 0.298 출루율 0.388 장타율 0.541 OPS 0.929로 커리어 하이를 썼다. 홈런과 타점왕에 올랐고, 최정(SSG 랜더스)을 제치고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또한 리얼글러브 어워드 올해의 선수상,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 최고의 타자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차세대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노시환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모두 4번 타자로 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023 KBO 시상식에서 "저는 프로선수기 때문에 (4번 타자) 부담감은 없어야 한다"라면서 "국가대표 4번으로 자리할 수 있게 노력해서 확실한 4번 타자감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2024년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노시환은 136경기에 출전해 526타수 143안타 24홈런 88득점 89타점 타율 0.272 출루율 0.356 장타율 0.454 OPS 0.810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소폭 하락한 성적을 남겼고, 김도영을 비롯해 3루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많아 저번 시즌만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갑작스런 관절와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해 7월 6일 올스타전 당일 "노시환이 왼쪽 어깨 불편감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진 결과 관절와순 부상으로 밝혀졌다. 당초 3주 진단을 받았지만 약 2주 만에 복귀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부상과 부진이 겹쳤지만 후반기 희망을 봤다. 노시환은 전반기 333타수 89안타 18홈런 타율 0.267 출루율 0.337 장타율 0.468 OPS 0.805를 기록했다. 32개의 볼넷을 얻어낼 동안 무려 81개의 삼진을 당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각각 볼넷 8.7%와 삼진 22.0%다.
후반기는 선구안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193타수 54안타 6홈런 타율 0.280 출루율 0.386 장타율 0.430을 기록한 것. 홈런은 6개에 그쳤지만 이는 관절와순 부상의 여파일 가능성이 크다. 볼넷도 28개를 골라냈고 삼진은 48개로 큰 폭으로 줄였다. 역시 비율로 바꿔보면 볼넷 12.0%와 삼진 20.6%가 된다. ABS 스트라이크 존 적응도가 상승했음을 엿볼 수 있다.
2025년 한화는 신구장 시대를 맞이한다. '베이스볼드림파크'가 2~3월 중 개장 예정이다. 신구장 시대를 대비해 2022시즌부터 채은성, 안치홍, 류현진 등 다양한 선수를 영입했다. 2024시즌을 마친 뒤에도 유격수 심우준을 4년 총액 50억원, 우완 사이드암 엄상백을 4년 총액 78억원에 데려왔다.
4번 타자이자 아이콘 노시환의 활약이 필수다. 아쉬운 활약 속에도 노시환은 요나단 페라자와 함께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신구장은 비대칭 그라운드 형태로 지어지며, 우측 팬스에 높이 8m '몬스터 월'이 들어선다. 당겨칠 줄 아는 우타자 노시환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
ABS 스트라이크 존도 소폭 변동된다. KBO는 지난해 4일 2024년 제6차 실행위원회를 개최, ABS 존을 하향 조정했고 밝혔다. KBO는 "선수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했고, 상단 스트라이크존 조정이 필요하다는 다수의 의견에 대해 검토를 진행했다"라며 스트라이크존 상단과 하단 모두 0.6%씩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장 180cm 선수 기준으로 약 1cm의 변동이 생기는 것. 노시환은 낮은 공을 퍼올리는 어퍼스윙 타격폼을 갖고 있고, 스트라이크 존이 내려온 만큼 전보다 수월하게 타석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노시환은 7년 차 시즌을 맞이한다. 어느새 중견급 선수가 됐다. 자신의 기록과 더불어 팀의 성적을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