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도 엄청 많이 먹었는데…" 사사구 남발 악몽 잊게 한 쾌투, 1차 지명 우완 행복회로 돌린다

입력
2025.01.07 07:45
 황동재 ⓒ곽혜미 기자 황동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욕도 엄청 많이 먹었는데…."

삼성 라이온즈 우완 황동재(24)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제구 난조에 쩔쩔 맸다. 볼을 남발했고, 심지어 일본 타자들에게 몸에 맞는 공을 연달아 던졌다. 황동재는 마운드에서 얼굴이 사색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황동재는 2024년 2월 17일 니혼햄 파이터즈와 연습경기에서 1이닝 1피안타 4사사구 2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당시 삼성의 연습경기 상대였던 니혼햄의 신조 쓰요시 감독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진짜 무서웠다. 선수들이 골절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나라면 타석의 가장 바깥쪽으로 피했을 것이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연습경기였지만, 부상을 걱정해야 했다. 그 정도로 황동재는 제구를 잡지 못해 애를 먹었다.황동재(오른쪽)와 정대현 코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개막 후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황동재는 다른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2군 구장이 있는 경산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코칭스태프도 적극적으로 황동재를 도왔다. 당시 삼성 퓨처스팀 투수코치였던 강영식 코치가 지근거리에서 황동재를 관리했다.

이 모습을 가까이에서 봤던 정대현 투수코치는 "강영식 코치가 정말 애를 많이 썼다. 처음 황동재를 봤을 땐 멘탈이나 감각적이 부분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초반에는 안 좋았는데, 한 순간 본인이 감을 딱 잡더라. 꾸준히 경기에 나섰고, 좋은 피칭을 한 번 하더니 자신감을 얻었다. 강영식 코치가 보완점을 지적해주면서 황동재도 자신의 공을 던지게 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제 황동재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꽂아 넣을 수 있는 투수가 됐다. 마운드에서 쩔쩔 맸던 황동재의 모습은 떠올리기 쉽지 않다. 자신감 있게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시즌 후반에는 선발 투수로도 활약했다. 황동재는 2024시즌 15경기에서 42이닝을 책임졌고 1승 2패 평균자책점 4.07의 성적을 거뒀다.

박진만 감독도 황동재의 달라진 모습을 반겼다. "스프링캠프 때 우리는 일본 팀들과 연습경기를 많이 했다. 욕도 엄청 많이 먹었다"는 박진만 감독은 "그렇지만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일본은 거의 주전 선수들로 라인업이 꾸려졌다. 그런 팀들을 상대해본 경험이 우리 투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 같다"며 황동재를 비롯한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기뻐했다. 황동재 ⓒ삼성 라이온즈

포스트시즌에서도 황동재의 활약은 이어졌다. 황동재의 존재감이 가장 빛이 났던 건 LG 트윈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3차전이다. 황동재는 3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나는 선발 투수가 아닌 첫 번째 투수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 특별하게 긴장되는 건 없지만,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투수는 모두 잘해야 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한 바 있던 황동재는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최근에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에서 훈련했다. 3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복귀해 다음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동재는 경북고 출신으로 2020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다. 신장 191cm 체중 97kg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갖춘 황동재는 고교 시절 높은 타점에서 공을 꽂아 넣는 우완 정통파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좀처럼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황동재 ⓒ곽혜미 기자

하지만 2024시즌이 황동재의 커리어에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자신감을 찾았고, 야구 인생의 해답을 조금은 찾은 듯한 모습이다. FA 투수 최원태의 합류로 삼성은 5선발진을 확정지은 상황. 황동재는 불펜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과연 황동재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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