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의
남자들
ML 도전 김혜성, 4일 오전 7시까지 계약 못하면 KBO 잔류…거취 결정돼야 남은 FA 5인도 진행될듯
심우준 한화행으로 애매해진 하주석, 행선지 최대 이슈…서건창·이용찬 등도 아직 ‘무적 신세’
2025년이 밝았다. 스토브리그도 새해로 넘어왔다. 떠들썩했던 2024년의 끝자락처럼 2025년의 시작점에서도 여러 운명이 결정을 앞두고 있다.
2025시즌을 앞두고 열린 스토브리그는 자유계약선수(FA)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화제와 예상, 소문들을 낳았다. 한화의 작심 투자에서 ‘소문’은 시작됐다. 내야수 심우준을 50억원에 영입하자 한화가 한꺼번에 노린다고 소문나 있던 투수 엄상백에게는 얼마를 투자할지에 시선이 모였다. 병역을 마친 20대 선발 투수로서 이번 FA시장 ‘대박’의 기준이 될 엄상백 영입은 4년 78억원으로 결정됐다.
한화가 엄상백을 데려가자 그 뒤 시선은 ‘불펜 최대어’ 장현식이 이어받았다. KIA의 우승과 함께 장현식의 주가는 치솟았다. 공교롭게 2위 삼성과 3위 LG의 영입 경쟁이 치열했다. 원소속구단인 KIA와 3파전에서 삼성이 영입할 거라 예상되던 장현식을 LG가 4년 52억원 전액을 보장하고 영입해 리그가 한바탕 뒤집혔다.
그 뒤 최원태가 집중조명됐다. 원소속구단 LG가 사실상 FA 계약 의지 없이 방치하는 가운데 장현식을 놓친 삼성의 보강 투지가 대조되면서 최원태의 삼성행은 유력해졌다. 최원태는 4년 70억원 계약으로 삼성에 갔다.
2025년으로 넘어온 스토브리그는 예측하기 어렵다. FA에서는 원소속구단과 협의가 잘 되지 않는 선수들이 남아 있고 대부분 구단들이 전력 보강의 문은 닫은 분위기다.
일단 다음 차례는 김혜성(키움)이다. 김혜성은 FA가 아닌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과정에 있다. 미국 구단들과 협상 마감이 4일 오전 7시로 그 안에 계약하지 못하면 KBO 잔류가 확정된다.
김혜성의 진로 결정이 불투명한 조짐을 보인 것은 귀국 때문이다. 1년 전부터 키움 구단과 합의해 미국 진출을 준비해온 김혜성은 지난 11월29일 출국해 현지에서 운동하며 협상 진행 상황을 함께 했으나 한 달도 되지 않은 12월23일 귀국했다. 병역 특례에 따른 군인 신분이라 체류 연장이 어려워 귀국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 병역법 상으로는 더 체류할 수 있고 연장도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지난해 샌디에이고와 협상 마감일에 계약한 고우석의 사례가 있어 마지막까지 예단할 수는 없다. 만약 실제로 포스팅이 불발되면 김혜성은 키움과 연봉 계약을 하고 올해 KBO리그에서 뛰게 된다.
김혜성의 거취가 결정되면 다시 시선은 FA로 향한다. 올해 20명 신청했던 FA 중 5명이 계약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투수 이용찬·문성현, 내야수 하주석·서건창, 외야수 김성욱이 팀을 정하지 못했다.
전성기에 리그 최초 200안타 주인공이자 정규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따냈던 서건창은 우여곡절 끝에 생애 첫 FA를 신청했지만 아직 시장에 남아있다. 원소속구단 KIA가 투수 임기영과는 계약을 했으나 연말연시와 함께 협상도 정체 상태다.
남은 5명 중 가장 조명 받을 인물은 역시 하주석이다. 이제 31세, 주전급 유격수로서 생애 첫 FA 신청을 했지만 ‘타이밍’이 어긋난다. FA 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한화가 유격수 심우준을 외부 영입하면서 내부 FA인 유격수 하주석의 입지는 애매해졌다. FA 개장 초반부터 최후의 수단인 ‘사인앤트레이드’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후 KT, 롯데 등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팀들이 추가 보강에 선을 그으면서 사실상 수요가 사라진 상태다.
원소속구단 한화와도 협상이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최근 2년 간 출전 경기가 적어 판단 기준이 애매하지만 주전으로도 기용 가능한 몇 안 되는 젊은 유격수라는 점에서 하주석의 진로 결정은 남은 스토브리그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