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조상우(30)의 부상 리스크 잠재웠다. 통합 우승 2연패를 향한 KIA의 도전도 순풍에 돛을 달았다.
KIA는 지난 24일 조상우의 메디컬 체크에 대한 결과를 밝혔다. 지난 20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우측 어깨와 팔꿈치 부위에 MRI(자기공명영상) 검진을 실시했고, 특이 소견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부상 우려를 잠재운 결과다.
KIA는 지난 19일 키움에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0순위), 4라운드(전체 40순위) 지명권 두 장과 현금 10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조상우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미래 가치를 주고 즉시 전력을 수혈했다.
조상우는 검증된 투수다. 201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그는 올해까지 9시즌 통산 343경기 33승25패88세이브54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며 특급 불펜으로 활약했다. 2019년 최고 시속 159km까지 던질 정도로 빠른 공을 뿌리는 조상우는 419⅓이닝 동안 430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구위가 강력하다.
2019년 20세이브, 2020년 33세이브, 2021년 15세이브를 거두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로 활약한 조상우는 2015·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특히 도쿄 올림픽에서 6경기(8이닝)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10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량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 부상으로 고생했다. 44경기(39⅔이닝) 1패6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36개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후반기에 부상 여파로 4경기(4이닝) 투구에 그쳤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하며 2년간 실전 공백을 가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창 트레이드설이 나왔던 지난 7월16일 캐치볼 통증 중 어깨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게 시작이었다. 당초 열흘 쉬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어깨 염증으로 주사 치료를 받았다. 3주 공백을 갖고 8월6일 엔트리 복귀했지만 2경기 만에 통증 재발로 다시 엔트리 말소됐다. 8월10일 대전 한화전(1이닝 무실점 홀드)이 1군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9월 중순부터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를 던졌지만 10위가 굳어졌던 키움은 굳이 조상우를 1군에 콜업할 이유가 없었다.
후반기에 거의 던지지 않았으니 부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았다. 조상우처럼 구위로 승부하는 투수일수록 몸 상태가 더욱 중요하다. 군입대 전후로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2km 떨어진 부분도 불안 요소였다.
KIA는 트레이드 다음날 메디컬 체크를 통해 조상우의 어깨, 팔꿈치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24일 언론에 MRI 검진 결과를 알리며 조상우 부상 리스크 잠재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상우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가능성도 있어 KIA로선 ‘1년 렌탈’ 선수로 끝날 수도 있지만 2연패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 우승 주역인 ‘필승조’ 장현식이 LG로 FA 이적하면서 생긴 불펜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조상우를 데려오면서 올해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김도현, 황동하도 내년에 5선발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전반적인 투수진 뎁스 강화가 이뤄졌다.
장현식의 자리를 조상우를 업그레이드한 KIA는 우승 전력을 거의 보존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에 빠르게 재계약하며 가장 큰 과제 해결한 KIA는 새 외국인 투수로 아담 올러를 영입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의 거포 패트릭 위즈덤과 계약도 임박했다. 외국인 선수 쪽에서 전력이 상승할 요소가 있다. 올해 부진했던 전천후 투수 임기영과도 3년 15억원에 FA 재계약하는 등 전력의 빈 공간이 잘 보이지 않는다.
2~3위 삼성과 LG도 FA로 각각 최원태, 장현식을 데려와 전력을 끌어올렸지만 KIA의 전력 유출이 없다는 점에서 2연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15~2016년 두산을 끝으로 KBO리그에는 연속 우승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력 평준화 속에 갈수록 연속 우승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KIA가 조상우 효과를 누리며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